베이징 한국영화제
개막식전부터 中 영화인들 북적
한국문화원 107석 규모 상영관 15편 선봬, 현지서 뜨거운 관심
K문화 수출 활성화 물꼬 기회로
개막식전부터 中 영화인들 북적
한국문화원 107석 규모 상영관 15편 선봬, 현지서 뜨거운 관심
K문화 수출 활성화 물꼬 기회로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문제 발언 이후 한중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한국인들만의 잔치가 될 수 있다는 일부 우려와 달리, 행사장은 한국인과 중국인이 어우러져 북적였다.
이들은 문화원 지하 1층에 마련된 한국 배우 200인 사진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으며, 한국 측 관계자와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사진은 안성진 작가와 고(故) 김중만 작가가 촬영한 작품들이다.
■헌트·악인전 등 15편 상영
영진위는 한중수교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24일부터 내달 2일까지 8일간 한국 문화원에서 한국영화를 상영한다. 개막작 '헌트'를 시작으로 브로커, 악인전, 탑, 범죄도시2, 마녀1·2, 자산어보, 신과 함께-인과 연, 죄와 벌 등 15편을 스크린에 올린다.
주중한국문화원과 영진위는 이를 위해 한국 문화원 지하 1층에 107석 규모로 한국영화 전용관을 별도로 만들었다. CJ ENM, 메가박스 플러스 M, 롯데엔터테인먼트 등도 힘을 보탰다. 이로써 2016년 이후 중국 내에서 활발히 이뤄지지 못했던 한국 영화의 상영(2021년 '오 문희' 제외)이 가능하게 됐다. 정민영 영진위 중국사무소장은 "한국영화 상영 공간이 마련돼 한국영화를 지속적으로 소개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한국 영화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수출 활성화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작은 중국 영화 관계자들을 초청했으나, 25일부턴 일반 관람객 중심이다. 영진위는 문화원 홈페이지를 통한 한국영화 관람 예약이 오픈한지 30초 만에 매진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올해 2월 상하이 한국 문화원에서 진행된 KOFIC 한국영화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전용관은 개막 행사 외에도 매주 2회 정기 상영회와 연 4회 특별 상영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한중 영화인·관객과 만남을 통해 교류 확대 역시 추진한다.
영화 업계 관계자는 "영화는 초기 자본만 들이면 시설 설치와 대규모 물류 이동 등 추가 비용이 필요 없는 황금 알을 낳은 산업"이라며 "세계적인 한류 분위기가 중국으로도 흘러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배우 사진 앞에서 기념촬영
전용관 앞쪽은 한국 배우 200인의 사진전도 마련됐다. 각 배우 사진 하단에 설치된 큐알(QR) 코드를 휴대폰으로 스캔하면, 해당 배우의 주요 작품 등 프로필이 중국어와 한국어로 소개된다. 대형 LED(발광다이오드)에는 상영 작품 예고편과 200인 촬영 영상이 송출됐다.
박기용 영진위 위원장은 "한중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으로 서로 통하는 관계"라며 "이곳이 한중 양국 영화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한중 관계 경색을 반영한 듯 중국 영화업계 관계자들은 한국 언론과 인터뷰하는 것을 꺼렸다. 중국 정부 관계자들도 참석하지 않았다.
■베이징국제영화제도 참가
한국영화는 이달 29일까지 열리는 '제13회 베이징국제영화제'에도 참가한다. 이창동 감독의 '시', 홍상수 감독의 '탑'과 '물 안에서' 등이 비경쟁부문에 출품됐다. 또 정주리 감독의 '다음, 소희', 허슈밍 감독의 '아줌마'(한·싱가포르 공동 제작) 등도 상영된다. 유복근 주중대사관 경제공사는 "영화는 양국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라며 "8일간의 한국영화제를 통해 양국민이 상호 이해를 더 높일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