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에그테사드24 등에 따르면 전날 케르만주의 관광지 샤즈데흐 마한 정원 주차장에서 집단 폭행이 벌어졌다.
남성들과 몸싸움했던 60세 여성은 그 자리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여성의 사인은 심장 마비인 것으로 전해졌다.
싸움에 가담한 30대·40대 남성 2명도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케르만주 사법당국은 목격자와 사건 당사자들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으며 범죄 행위에 대해서 엄격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영 언론들은 관광객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면서도 시비가 된 원인을 보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반체제 언론은 숨진 여성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고, 보수적인 남성들이 이를 지적한 것이 발단이었다고 보도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히잡 착용 문제로 언쟁이 시작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최근 이란에서 보수 성향 남성들과 히잡을 거부하는 여성 사이의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에는 동북부 도시 마샤드에서 남성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에게 요구르트를 의도적으로 쏟아부어 논란이 됐다.
지난해 9월에는 수도 테헤란에서 쿠르드계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부적절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순찰대에 체포됐다 의문사한 이후 테헤란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이어져 왔다.
현재까지도 산발적인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국제인권단체는 이란 당국이 반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하면서 지금까지 시위 참가자 500여 명이 숨졌고, 2만여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외국인을 포함해 모든 여성이 의무적으로 히잡을 써야 하는 나라는 탈레반이 정권을 잡은 아프가니스탄을 제외하면 이란이 유일하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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