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 주가가 2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서로 엇갈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이나 MS 모두 전날 장 마감 뒤 실적 발표에서 깜짝 실적과 함께 클라우드의 기대 밖 선전과 밝은 인공지능(AI) 성장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날 정규거래에서는 주가 흐름이 갈렸다.
오전장에서 3% 상승세를 보였던 알파벳은 시간이 갈수록 힘이 부치는 모습을 보이더니 오후 들어 결국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면 MS는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이 잇따른 데다 게임업체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에 영국 경쟁당국이 제동을 걸었다는 소식이 더해지면서 주가가 폭등했다. 액티비전 인수 자금 750억달러가 굳었다는 점이 MS 주가 폭등을 부른 또 다른 배경으로 작용했다.
AI 기대감 고조
MS는 이날 7% 가까운 폭등세로 장을 시작한 뒤 상승폭을 8%로 넓혔다.
전날 장 마감 뒤 클라우드, AI에서 탁월한 실적과 전망을 보여준 것이 이날 주가 폭등 바탕이 됐다.
CNBC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MS의 클라우드와 AI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장기적인 주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생성형 AI 챗GPT를 오픈AI가 공개한 이후 AI 돌풍이 불면서 오픈AI에 자금을 대면서 협력하고 있는 MS 몸 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MS를 기술주 가운데 최고 투자 종목 가운데 하나로 꼽고 목표주가를 335달러로 제시했다.
웰스파고도 매수 추천과 함께 MS의 1년 뒤 주가 예상치를 320달러에서 345달러로 상향조정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MS 목표주가를 320달러에서 340달러로, 모간스탠리는 307달러에서 335달러로 높였다.
애널리스트들은 MS가 AI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700억달러 자사주 매입도 안 통해
반면 알파벳은 26일 주식시장에서 흐름이 좋지 않았다.
장 초반 3% 상승세를 보였지만 오후 들어 약세로 돌아섰다.
알파벳 역시 MS처럼 클라우드, AI 등 미래 성장 주력 부문에서 전망이 밝다는 점을 전날 실적 발표에서 입증했다.
알파벳 실적은 4분기 연속 시장 전망을 웃돌았고, 여기에 더해 전날 700억달러 자사주 매입 계획도 내놨다.
1만2000명을 감원할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 매는 상황에서도 주주들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알파벳 역시 MS처럼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 상향조정이 잇따랐지만 그 강도에서는 MS에 크게 못 미친 것이 이 같은 시장 반응을 방증한다.
BOA는 125달러에서 128달러, 모간스탠리는 135달러에서 140달러로 올렸을 뿐이다.
코닥 모멘트
한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알파벳이 자칫 기술혁신을 따라가지 못해 시장에서 도태된 코닥 처럼 될 뻔했다는 지적까지 내놨다.
글로벌데이터 테마정보 부문 책임자인 사이러스 메와왈라는 CNBC와 인터뷰에서 알파벳이 지난해 AI 부문에서 이른바 ‘코닥 모멘트’에 직면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MS가 AI 경쟁에서 앞서 나가면서 알파벳이 도태될 뻔 했다는 것이다.
그는 올해 시장의 주된 테마 가운데 하나가 바로 AI라면서 MS가 오픈AI 투자로 알파벳의 주도권을 훔쳐왔다고 말했다.
그는 MS가 현재 AI 경쟁에서 앞서 가고 있다면서 알파벳이 재빠르게 대응하지 않았다면 알파벳 역시 코닥처럼 사라질 뻔 했다고 지적했다.
알파벳 산하 구글은 MS가 2월 검색엔진 빙에 AI를 탑재하자 수일 뒤 생성형 AI 바드를 선보였고, 지난달에는 제한된 규모로 이를 공개했다. 또 지난주에는 2014년 인수한 영국 AI 스타트업 딥마인드와 구글 리서치 팀을 합병해 AI 개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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