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천식, 기존 치료제로 증상 조절 어렵고 잦은 재발과 증상 악화로 사망에 이를 수도
국내외 주요 임상지침, 천식 표현형별 생물학적 제제 권고하지만 대부분 비급여로 접근성 떨어져
부작용 우려가 큰 경구 스테로이드제 등에 의존하는 환자 많아…대책 마련 시급
[파이낸셜뉴스] 알레르기과 전문의들은 국내 천식 입원율이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평균 대비 2배라면서 치료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는 27일 세계 천식의 날을 맞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호텔 카멜리아홀에서 ‘숨 막히는 고통, 중증천식을 말하다’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 장석일 회장은 "세계 천식의 날을 맞아 천식의 심각성을 알리고 국내 천식 치료 환경의 개선점을 논의하고자 이날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천식 환자 10명 중 1명은 흡입 약물을 최대한으로 제대로 써도 조절이 되지 않아 심한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고 반복해서 입원하게 된다. 이런 중증 천식 환자는 어쩔 수 없이 경구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게 되면서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발생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중증천식 치료에 효과가 탁월한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가 개발돼 세계천식기구, 국내 진료 지침 등에서 중증천식 환자에게 맞춤형으로 생물학적 제제를 투약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고가의 생물학적 제제가 비급여로 처방되고 있어 중증천식 환자들은 약제 비용 부담으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다.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고용량 흡입형 스테로이드제, 기관지 확장제 등 대부분의 치료법을 제대로 사용했음에도 조절이 잘되지 않는 경우 중증천식으로 분류한다”고 말했다.
김태범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건강보험자료 공유서비스(NHISS)를 통해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천식 유병률은 2006년 1.62%에서 2015년 4.74%로 증가세에 있고 천식 관련 사망률 또한 2003년 대비 2015년에 약 2.9배 이상 증가했다"며 "국가 건강보험 청구 자료로 분석한 연구에서 중증천식 유병률은 6.1~10%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는 세계천식기구에서 제시하는 6.1% 이상의 높은 수치”라며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증천식의 외래방문 횟수는 비중증천식에 비해 약 3배, 연간 입원횟수는 약 2배에 달하며 외래 비용 또한 비중증천식의 약 3배, 환자당 약제 비용은 9~10배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 패널 토의의 좌장으로 참여한 박중원 대한내과학회 이사장(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알레르기내과)은 “중증천식은 표현형이 다양하고 이질적인데 이러한 다양한 표현형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세계천식기구나 국내 진료 지침 등에서도 표현형에 맞는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이미 여러 다양한 천식의 표현형별로 적절한 치료법이 국내 허가돼 보험 급여를 신청한 상태이지만, 국내에서는 천식 표현형 중 일부인 알레르기 천식에만 사용할 수 있는 오말리주맙만이 급여권에 진입해 있어 치료가 제한적인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패널 토의에 참여한 장안수 순천향대학교병원 부속 부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주요 국가들 대비 한국의 중증천식 생물학적 제제 보험 급여 환경이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일본, 호주, 캐나다 및 여러 유럽국가들이 다양한 중증천식 생물학적 제제에 보험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한국은 유독 다른 나라에 비해 보험 급여가 상당히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천식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은 부작용 위험성이 높은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경구 스테로이드제를 장기적으로 사용할 경우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 우려가 높다"라고 언급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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