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 세븐틴 승관이 절친이었던 故 문빈을 향한 장문의 편지를 썼다.
승관은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문빈과 함께 찍었던 사진들을 올리며 긴 글을 남겼다.
승관은 "세상이 다르게 보이게 하는 사람이었다 넌 이렇게 잘 맞기도 힘든데"라며 "도착지 없이 몇시간 동안 걸어도 보고, 예쁜 풍경보면 꼭 카메라에 담고, 밤하늘 보며 사색에 잠겨보고, 술에 취해 길에서 노래 부르고, 취해 잠들어도 내 휴대폰 꼭 충전해주고 자고"라며 문빈과의 추억을 나열했다.
승관은 "비가 쏟아지는 날에도 운동하자고 홀딱 맞으면서 남산에 올라가고 출출해서 결국 야식시켜 먹고 자면 다음날 누가 더 부었나 사진 보내주고 같이 밥 먹을 때면 나보고 '아부지 잘 묵네'하고 흐뭇하게 바라봐 주고 별거 아닌 일에 실없이 웃어도 보고"라며 "별거 아닌 말에 얼굴 붉히며 싸워도 보고 서운한 마음에 자존심 부리며 연락도 안 해보고 결국 보고 싶어 미안하다 서로 사과하고 화해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 더 재밌게 놀고 열심히 논 만큼 또 열심히 일하고 그것마저 너무 잘해버려서 또 기특하고"라고 추억했다.
또 "누구보다 진심으로 존경 해주고 내 주변 모든 사람에게 예의 바르고 착해서 너 얘기가 나오면 모두가 널 칭찬하고 모든 일을 내 일처럼 기뻐해 주고 슬퍼해 주고"라며 "사랑한다는 말이 서로에게 낯간지럽지 않았던 마지막까지 나를 안아주고 위로해주던 내 친구 빈아"라며 애틋하게 불렀다.
이어 "좋은 사람이라고만 표현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놈 내 평생 자랑거리다 넌"이라며 "나 그래도 이 정도면 가장 친한 친구라고 자부심 가지고 살아도 되지?"라고 덧붙였다.
승관은 "너를 보려면 볼 수 있고 들으려면 들을 수 있어, 네가 정말 천국에서 지켜보고 있다고 믿고 있거든"이라며 "이번 활동도 모니터 해줄거지? 너의 피드백은 내가 반영할 거니까 꼭 봐줘 너가 본다고 생각하고 어떻게든 해낼게"라고 남겼다.
또 승관은 "너의 친구가 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다"라며 "그리고 내 친구가 되어 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많은 걸 배우고 느끼게 해줘서 또 한 번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는 "거기선 그냥 아무나 돼, 모든 책임감 부담감 죄책감 다 내려놓고 좋아하는 거 맘껏 하면서 나 기다려주라"라며 "난 다 머금으며 살아가려고 이 추억이 조금이라도 흐릿해지지 않게 너의 사람들 챙기면서 같이 맘껏 추억하면서 살 거야"라고 약속했다.
이어 "너를 사랑해줬던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내가 머금은 추억들을 널리 퍼트릴게"라며 "그때마다 또 흐뭇하게 웃으면서 바라봐 주라, 부탁하고 싶은 거 있으면 꿈에 나와주고 다음 생에도 무조건 내 친구다, 올라가서 보자! 보자마자 진짜 꽉 안아줄게 많이 사랑한다 빈아 고생했다"라고 마무리했다.
승관이 함께 올린 사진에는 생전 밝은 모습의 문빈과 그의 옆을 지키고 있는 승관의 투샷이 담겼다. 두 사람은 함께 여행을 가고 맥주를 마시며 일상을 나누는 모습으로 보는 이를 먹먹하게 만들었다.
문빈은 지난 19일 오후 8시10분께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문빈은 1998년생으로, 지난 2006년 동방신기의 '풍선'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해 '꼬마 동방신기'로 주목을 받았으며 2009년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 아역으로 연예계에 정식 데뷔했다. 이후 2016년에는 보이그룹 아스트로로 데뷔해 '베이비' '니가 불어와' '숨가빠' '너잖아' '노크' 등의 곡으로 최근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문빈의 발인은 지난 22일 비공개로 엄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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