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은 4월 30일 '2024년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2023학년도 등록금은 분석 대상인 일반대학 193개교 중 176개교(91.2%)가 동결·인하했다. 동결한 대학은 172개교, 인하한 대학은 4개교다. 등록금을 올린 대학은 17개교(8.8%)였다.
대부분의 대학이 등록금을 올리지 못한 것은 정부의 제동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등록금을 올린 대학이 국가장학금(2유형)을 지원받지 못하도록 하며 "동결 기조에 동참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사립대학의 학생 1인당 평균 등록금은 757만3700원으로 전년인 752만5800원보다 4만7900원 증가했다. 국·공립대학은 전년 대비 9900원 올라 420만5600원으로 조사됐다.
소재지별 학생 1인당 평균 등록금은 수도권이 766만7800원으로, 비수도권 624만700원보다 높았다.
개열별 평균 등록금은 의학계열이 979만2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예체능이 779만원, 공학이 725만9400원, 자연과학이 685만원, 인문사회가 597만5800원으로 파악됐다.
전문대학 132개교 가운데선 114개교(86.4%)가 동결(108개교) 또는 인하(6개교)했다. 전문대 학생 1인이 부담하는 평균 등록금은 612만6300원으로 전년 보다 12만4500원 증가했다.
정부가 대학 등록금 동결 기조를 유지하면서 등록금 인상을 둘러싼 대학가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학령 인구 감소와 물가 상승으로 재정 상황이 악화되는 가운데 대학 등록금은 15년간 '제자리 걸음' 중이기 때문이다. 다만 재정난을 견디지 못하고 향후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학이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17개교로 전체에 8.8%에 불과하지만 이는 지난해 등록금 인상 대학수인 6개교보다 두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올해 등록금을 올린 대학은 경인교대·광주교대·대구교대·부산교대·전주교대·진주교대·청주교대·춘천교대 등 8개 국립대와 동아대·세한대 등 9개 사립대다.
교육부는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학에 '국가장학금 2유형'을 지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등록금 동결을 억제해왔다. 하지만 올해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국가장학금 2유형을 받는 것보다 등록금을 올리는 게 낫다는 판단 하에 일부 대학들이 등록금을 올렸다. 특히 교대의 경우 지원 받는 장학금의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등록금 인상을 선택한 곳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대학의 등록금 인상 움직임은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2월 열린 대교협 정기총회에 참석한 대학 총장 114명 중 56명(49.2%)은 올해·내년 중 인상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교육부는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다만 기존 국가장학금 2유형 지원 조건 이외에 다른 제재 수단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등록금 동결을 강제하기만 할 뿐 대학을 달랠 수 있는 정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려대 김동원 총장은 "십수년간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대학 등록금이 재수학원 등록비보다 낮은 지경이 됐다"라며 "아직 재정에 여유가 있는 대학도 있지만 지방 소재 대학의 재정 상황은 정말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정부 장학금 때문에 등록금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데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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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유형별로는 사립대학의 전임교원 강의 담당 비율이 66.4%로, 국공립대학 62.5% 보다 3.9%p 높았다. 소재지별로는 비수도권 대학의 전임교원 강의 담당 비율이 68.3%로, 수도권 대학(61.2%)보다 7.1%p 높았다.
사립대는 국공립대학보다 소규모 강좌 비율이 높았다. 사립대 소규모 강좌비율은 39.2%로 지난해 보다 2.5p 올랐다. 국립대는 36.7%로 지난해보다 0.7%p 상승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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