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發 폭락사태 수사 확대
라덕연·김익래 서로 책임 떠넘겨
금융당국이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사태' 수사에 나선 가운데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H투자사가 지난 3월부터 여의도 자문·운용사를 중심으로 집중적인 투자 영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H사는 투자 영업을 하면서 "연예인, 의사 등이 투자에 참여한다"고 강조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에서는 약 2년간 이어온 주가부양에 마지막 물량을 떠넘기기 위한 전략 아니었냐는 해석도 나온다.
라덕연·김익래 서로 책임 떠넘겨
4월 30일 증권가에 따르면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H투자컨설팅 업체가 지난 3월부터 여의도의 일부 자문사를 중심으로 '가치주 투자' 영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투자자문사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 3월 초순부터 H사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았다"며 "가치투자 베이스로 엄선된 종목만 선정해 투자를 하며 트랙 레코드가 좋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투자 관련 패밀리 오피스를 운영하는 B씨 또한 "3월 말에 H사로부터 투자 제의를 받았다"며 "무엇을 어떻게 투자하는지 말하지 않고 유명 연예인과 의사들이 대거 참여해 안전하다는 말만 들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3월부터 H사의 '돌려막기'가 시작됐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B씨는 "여의도에서는 H사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MSCI) 편입을 목표로 주가부양을 했다는 소문이 있다"며 "아마 3월부터 마지막으로 주가를 부양시켜줄 자금이 필요해 여의도까지 손을 뻗친 것 같다"고 말했다.
수사당국에서는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은 4월 28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과, 금융감독원 수사·조사 인력이 참여하는 합동수사팀을 구성했다.
하지만 수사대상이 된 라덕연 H사 대표는 키움증권과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에게 화살을 돌렸다. 라 대표는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 죄를 달게 받겠다. 지금 이 하락으로 인해 수익이 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금융위에서 그 계좌의 소유주가 실제로 누군지 그 자금을 추적하다 보면 매도한 세력들이 누군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우키움그룹을 언급했다. 라 대표는 "키움증권발 반대매매가 나오기 전에, 그 전주 목요일에 대량의 블록딜이 있었다. 약 600억원의 물량을 다우데이타 회장이 팔았다"고 말했다.
다우키움그룹 측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다우키움그룹 관계자는 "사전에 (주가 폭락) 정보를 알 수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상속세 납부에 필요한 만큼의 지분만 매각한 것"이라며 "우연히 시기가 그렇게 됐다"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