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아영 기자 = 이순재가 죽을 때까지 무대 위에 있고 싶다는 소원을 밝혔다.
30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에는 연극 '장수상회'의 배우 박정자 이순재 김성녀 신구가 출연했다.
박정자는 이순재, 신구가 최근 연극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이 기쁘다고 했다. 김성녀는 "제가 고3 때 친구가 이순재를 너무 좋아했다. 그때 영화사에 친척이 근무했는데 이순재 사진 좀 구해달라고 부탁해서 친구한테 갖다 줬다"고 회상했다. 이순재는 "나는 젊을 때 사진이 다 없어졌다. 필요하다고 해서 언론사에 보내면 돌려주질 않아서"라고 했다.
이순재는 TBC 시절을 제1의 전성기, '목욕탕집 남자들' 등에 출연한 KBS 시절을 제2의 전성기로 꼽았다. 또 MBC에서 한 '허준' '사랑이 뭐길래' '거침없이 하이킥' 등도 언급했다. 특히 "베트남에 갔더니 모르는 사람이 없더라. '거침없이 하이킥'을 방송했다고 한다. 또 요즘 어린 친구들도 날 알아본다"고 했다.
김성녀는 박정자가 했던 '난 살아남은 거야'라는 말을 잊지 못한다면서 "중간에 모든 고난을 다 이겨내고 살아남아서 지금의 박정자가 있다고 말하는데 그렇게 공감이 되고,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이순재와 신구가 최고령 현역 배우다. 이순재는 "최불암, 박근형에게도 연극을 하자고 했는데 안 하더라. 동네에서 골프나 치고 유유자적하는 거다. 우리는 돈 벌자고 하는 게 아니다. 필요로 하니까 하는 거다"고 말했다. 김성녀는 "요즘 시중에 '연극은 죽었다'라는 말이 돈다. 그런데 죽었다고 하지만 이렇게 지켜주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아직 살아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박정자는 "신구가 건강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연극의 대사량이 엄청났다. 그래서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객석에서 보면서 '나도 분발해야지. 여기서 무너지면 안 돼'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순재는 "신구와 나는 젊을 때 처지가 달랐다. 그때 대단한 사람이라고 느낀 게 KBS에 스타들이 있는데 신구가 신인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톱이 됐다. 본인의 노력으로 극복해 낸 것이다"고 했다. 이순재는 신구와 서로 버팀목이 되면서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재는 "있다 보니 내가 최고령이 됐는데 특별한 건 없다. 지금까지 해왔던 식으로 하면 된다. 나는 연극 계통에서 감투를 쓴 적이 없다. 어떻게 하면 연기에 충실할 수 있을까 그 고민뿐이다"고 말했다. 밤낮으로 연습을 하기 때문에 몸이 아프기도 하다. 이순재는 "그래도 별 수 없이 현장에 나가야 한다. 판 깔아놓으면 다 뛰게 되어있다. 거기서 생명력이 나오는 거다. 배우는 연기할 때 생명력이 생긴다. 그땐 모든 걸 다 초월한다"며 "그래서 내 소망은 무대에서 쓰러지는 거다. 그게 가장 행복한 것이다"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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