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교직원 동의 없이 대학이 호봉제에서 성과연봉제로 보수 규정을 변경한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대학교수 A씨 등 교직원 9명이 학교법인을 상대로 낸 미지급 임금 지급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이 학교 법인은 개교 이후 호봉제를 유지해오다 2007년 성과연봉제로 전환했다. 기존 임금 인상률을 적용하는 대신 업적 평가 결과에 따라 임금을 차등지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A씨 등은 교직원 과반수 동의 절차를 얻지 않아 위법한 전환이라며 소송을 냈다. 취업규칙이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교직원들의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교수들이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는 근로자인지, 성과연봉제 도입으로 임금이 올라간 교직원들도 있는 만큼 보수 규정 변경에 교직원들의 과반 동의가 필요한지가 쟁점이었다.
1심과 2심은 교수들도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에 해당하며, 동의가 없는 보수규정 전환은 부당하다고 봤다. 2심은 "새로운 보수규정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고 교원들의 적법한 동의를 받지 않았다"며 "사회통념상 합리성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새로운 보수 규정은 취업규칙상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되고, 적법한 동의를 받지 않은 만큼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없다"며 상고기각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