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비만은 '항문'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많이 먹을수록 소화기가 부담을 느끼게 되므로 마지막 소화기관인 항문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반대로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한 경우에도 항문 건강에 대한 악영향을 미친다. 섭취량이 적어지면서 소화기관의 운동이 더뎌지고 항문이 약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365mc 안양평촌점 권민성 대표원장은 "과체중인 사람은 건강하게 먹지 않고 저체중인 사람은 거의 먹지 않아서 변비로 이어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비만, 치질 발생 위험 높이는 인자
전문가들에 따르면 비만인이 항문 건강에 취약한 것은 체중이 늘어나면서 항문 근육의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과도한 지방세포의 축적은 신체 전반에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는 항문 주변 조직에도 염증을 유발할 우려를 높이게 된다.
이와 관련 비만은 치질(치핵) 발생 위험을 높이는 인자 중 하나이기도 하다. 치질은 항문 주변의 조직이 부어 오르거나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항문질환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게 '치핵'으로 이를 곧 치질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치핵은 항문의 정맥이 부풀며 점막, 피부 등이 혹처럼 늘어지고 배변할 때마다 체외로 밀려나는 질환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한국 성인의 치질 관련 요인:2014)에 따르면 연구진들은 '비만은 치질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비만과 치질의 연관성에 대한 병태생리학적 기전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비만인에서 복강내압의 증가, 정맥울혈, 만성염증 등이 치질의 발생에 기여하는 것으로 시사했다. 남성, 여성 모두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에서 환자가 더 많이 나왔다.
특히 복부비만이 심한 경우라면 더 주의해야 한다. 허벅지, 팔뚝, 얼굴 등 다른 부분비만에 비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권 대표원장은 "내장지방이 축적돼 있는 상황에서 염증이 더 쉽게 생기는 데다가 복압으로 인해 부하가 더 걸리고 항문 주변 지방에서도 염증 및 압력 증가로 인해 치질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른 체형이라도 복부만 유난히 두둑한 거미형 체형이라면 주의해야 한다"며 "만약 과체중인 상태에서 의심 증상이 느껴진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으며 정상 체중 범위로 회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항문 건강, 특히 변비 조심해야
항문 질환인 치질은 비만인뿐 아니라 다이어트를 무리하게 하는 사람에서도 발생할 확률이 높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비만인과 다이어터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변비'가 원인으로 작용한다.
섬유질보다는 고지방·고탄수화물 식단을 즐기는 비만인은 장내 균형이 깨져 있는 데다가 항문과 직장에 압력이 가해지며 근육이 약해져 있기 쉽다. 이때 변비가 유발될 우려가 높아진다. 반대로 무리하게 식사량을 줄여 체중 감량이 단기간에 지나칠 정도로 빠르게 이뤄질 경우도 변비가 뒤따르기 십상이다.
변비는 항문질환과 치질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이는 약한 통증과 함께 항문 내부에 압력을 가하며 질환 발생 우려를 키우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권 대표원장은 "다이어터들이 규칙적인 식사에 나서야 하는 것은 지나치게 제한적인 식습관으로 인해 영양분 부족이 발생할 경우 항문 조직이 약해져 치열 발생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치질 발생 위험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이런 증상을 관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비만인이라면 적정체중으로 되돌리는 게 우선이다. 다만 무리한 다이어트에 나설 경우 영양 부족으로 변비에 노출될 수 있어 '정석 방법'을 택하는 게 관건이다. 매일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실시하는 게 핵심이다. 매 끼니 고단백 식단과 함께 섬유소가 풍부한 채소를 한 접시씩 곁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체내 수분이 충분해야 노폐물이 잘 빠져나가고 장운동이 촉진됨을 염두에 둬야 한다.
권 대표원장은 "유산소운동 역시 직접적으로 장운동을 활성화시키는 좋은 습관"이라며 "다만 의심 증상이 보여지는 상황이라면 항문에 부하를 강하게 줄 수 있는 무리한 하체 운동(웨이트 트레이닝)은 증상이 완화될 때까지 자제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변비가 발생할 경우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항문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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