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주일 전 한산했던 영화관, 예약조차 어려워
- 동계올림픽 후 공원으로 탈바꿈한 베이징올림픽경기장도 발길 이어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불과 일주일 전과 명확히 달라졌다.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폭발적인 호응에도 지난 주말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영화관은 한산했다. 극소수의 관람객들은 상영관을 통째로 전세를 낸 것처럼 이른바 ‘황제 관람’을 즐겼다.
그러나 노동절 연휴(4월29~5월3일)가 시작되면서 베이징 영화관의 상영작 상당수는 예약이 일찌감치 마감됐다. 일부 영화는 관람이 가능한 곳을 찾기조차 어려웠다. 중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애국주의 영화 ‘장공의 왕(長空之王)’ 외에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등 아동 애니메이션도 마찬가지였다. 연휴 둘째 날인 지난 4월 30일 찾아간 영화관은 관람객들로 붐볐다.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이 개최된 뒤 주민 공원으로 탈바꿈한 올림픽경기장 역시 발길이 이어졌다. 가족단위 나들이객들과 올림픽경기장을 구경하기 위한 단체여행객들이 한꺼번에 몰릴 때는 보행도 어려웠다. 주변 상가는 덩달아 오랜만에 호황을 누렸다. 올림픽 공원 지하의 푸드코트 식당 대부분은 번호표를 발급받아 대기해야 한 끼 식사가 가능했다.
중국의 소비 회복이 각종 지표를 통해 확인된 이후 첫 황금연휴 기간 중국이 곳곳에서 들썩거리고 있다.
1일 중국 영화티켓 예매 사이트 마오옌에 따르면 올해 5월은 19편의 영화가 개봉(재상영 포함)됐고, 관람객이 몰리면서 30일 오후 기준 매출은 7억위안(약 1355억원)을 돌파했다.
베이징시 정부는 연휴 첫날인 29일 관광객 184만명이 찾았다며 이는 전년의 두 배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테마파크 베이징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경우 29일 하루 동안 3만명 이상이 다녀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주요 관광지마다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는 글과 사진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베이징 무톈위 만리장성과 우한 황허로우 등 일부 유명 관광지는 입장권도 매진됐다.
보복여행도 물꼬가 터졌다. 연휴 첫날 하루 동안 철도를 이용한 사람은 1966만여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날 운행된 열차 수도 1만2064대로 집계됐다.
국가철도그룹은 지난 27일부터 5월4일까지 8일간 철도를 이용하는 승객이 1억2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보다 20%가량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관광 업계는 올 노동절 연휴가 4년여 만에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선 연휴 기간 이동하는 사람이 2억4000만명에 달하고, 관광 수입이 1200억위안(약 2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상무부는 4월 29일 하루 동안 전국의 주요 소매업과 요식업의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4% 증가했다고 밝혔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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