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정책서민금융 만족도 88점...금융당국, 연체율 공시 세분화로 취급 부담 낮추기 검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01 16:27

수정 2023.05.01 16:27

정책서민금융상품이 늘어나면 은행의 건전성 지표 관리 부담도 커져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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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지난해 중저신용자와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서민금융 상품의 만족도가 평균 88점으로 상대적으로 호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이 금융회사에 "금리인상기 서민 차주들의 부담 완화를 위해 상생금융에 나서라"며 고강도 압박을 이어온 가운데 이제는 '당근'을 통해 은행들의 정책금융상품 취급 부담을 덜어줄 방침이다. 대출 연체율을 공시할 때 정책금융 연체율은 별도로 공시해 정책금융 취급에 따른 연체율 상승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만족도 88점" 햇살론·최저신용자 특례보증 등 정책서민금융 '합격점'

1일 국회 정무위위원회 소속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정책서민금융상품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햇살론, 최저신용자특례보증 등 6개 정책금융상품 이용자 3412명은 이들 상품에 평균 87.59점을 줬다. 기존 정책서민금융 이용이 어려운 신용평점 하위 10%이하·연소득 4500만원이하 취약계층에 연 15.9% 금리로 최대 1000만원을 빌려주는 최저신용자특례보증은 만족한다는 응답이 94.5%(1764명 대상 조사)에 달했다.


정책서민금융 상품을 6개월 이상 이용하고 부채 또는 신용도가 개선된 서민을 위한 햇살론 뱅크는 응답자 265명 중 86.8%가 만족한다고 했으며,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저신용·저소득 근로자를 지원하는 근로자 햇살론 만족도는 80.2점이었다. 만 34세 이하 미취업청년을 위한 햇살론 유스는 81.1점, 신용카드 미보유자에게 카드 발급을 지원하는 햇살론 카드는 응답자 90.6%가 만족했다.

다만 연소득 3500만원이하 또는 신용평점 하위 20%인 연소득 4500만원이하에 연 15.9% 금리로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하는 햇살론 15는 74.8%가 만족한다고 응답해 다른 상품에 비해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2021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정책서민금융상품 공급도 크게 늘었다. 2020년 근로자 햇살론·햇살론 유스·햇살론 15·햇살론 뱅크·햇살론 카드·최저신용자특례보증·미소금융· 공급액은 4조9294억원에서 2021년 5조3177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7조2869억원으로 1년새 2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여기에 3월말부터 1000억원 예산의 소액생계비대출로 불법사금융에 내몰린 취약계층에 최대 100만원 긴급대출을 시행하고 채무조정제도와 고용 및 복지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있다.

서민정책금융 상품 만족도 조사 결과
상품 만족도조사 결과 조사대상 및 시기
근로자 햇살론 ▪만족도 총점 80.2점(100점 만점) 이용자 200명, 2022년 12월.
햇살론 유스 ▪만족도 총점 81.1점(100점 만점) 이용자 200명, 2022년 12월.
햇살론 뱅크 ▪이용자의 86.8%가 만족 이용자 265명, 2022년 7월.
햇살론 카드 ▪이용자의 90.6%가 만족 이용자 213명, 2022년 7월.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이용자의 94.5%가 만족 이용자 1764명, 2022년 11월.
햇살론15 ▪이용자의 74.8%가 만족 이용자 770명, 2022년 9월.
(출처: 강병원 의원실, 서민금융진흥원.)
銀 "정책서민금융 취급 늘리면 연체율 상승 불가피".. 당국 '공시 세분화' 만지작

문제는 정책서민금융상품이 늘어나면서 이를 취급하는 은행의 건전성 지표 관리 부담도 커진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은행권의 연체율 공시에서 정책서민금융 연체율이 합산돼 공시돼 정책금융 취급을 늘린 은행들의 연체율도 덩달아 높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비대면으로 햇살론 뱅크를 운영해 서민금융 우수사례로 평가받은 DGB대구은행 측은 지난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한 상생금융 간담회에서 "은행의 연체율 지표에서 서민금융상품 연체율을 제외하거나 완화해서 당국이 (은행권의 서민금융 취급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면 좋겠다"고 건의하기도 했다.

이에 당국에서도 은행권의 연체율 공시에서 정책서민금융상품 공시를 세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은행연합회 예대금리차 공시에서는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대출금리, 가계예대금리차를 볼 수 있는데 당국의 연체율 공시에는 정책서민금융상품 연체율까지 포함돼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연체율은 건전성 상태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대차대조표, 재무제표에 잡히는 여신 관련 지표를 아예 빼는 것은 개념적으로 맞지 않다"면서 "예대금리차를 공시할 때 별도로 구분 표시를 하는 것처럼 연체율 공시에도 정책금융상품 연체율을 포함할 때와 포함하지 않을 때를 구분해서 공시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당국에서는 통계의 표준, 최근의 연체율을 고려할 때 당장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보다는 검토를 계속 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정책서민금융상품이 아무리 서금원 등 공공기관 보증을 받는다고 해고 대위변제가 안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별도 공시하기 어려운 지점도 있어서다.
또다른 당국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계속 건의가 오기 때문에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고려할 요소들이 있어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은행권에서는 정책금융상품 취급에 따른 불이익이 없어야 상생금융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책서민금융상품을 많이 취급해서 예대율과 연체율이 높아져서 곤혹스러운 부분도 있다"라며 "주로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서민금융상품 취급을 늘리면 연체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분리해서 공시하면 은행권의 부담이 덜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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