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지금 투자 심리 바닥… 가격 되레 낮아 매력적 투자 기회" [FIND 제24회 서울국제금융포럼 강연자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01 19:26

수정 2023.05.02 17:37

존 프랭크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 부회장
미결제 부채 수준 어느때보다 ↑
전세계 저등급 기업부채 12조弗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4배 달해
이자율 상승에 부동산 가치 하락
부동산 영향받는 산업 투자 기회
투자할때 자신감·용기·인내 필요
존 프랭크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 부회장이 지난 19일 서울국제금융포럼에 참석하면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존 프랭크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 부회장이 지난 19일 서울국제금융포럼에 참석하면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존 프랭크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 부회장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시기에 투자할 수 있는 자신감, 용기, 인내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지난 4월 19일 파이낸셜뉴스가 주최한 2023 FIND·제24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 참석한 프랭크 부회장은 현 투자 환경에 대해 "투자 심리가 바닥"이라고 진단하면서도 "그럴 때 가격은 오히려 더 낮은 경향이 있다"며 기회가 있음을 강조했다.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미국의 대체투자운용사로서 부실채권 및 기업에 투자한다. 특히, 위기에 사서 호황기에 파는 투자 원칙으로 유명하다.

―이번 포럼에서 중점적으로 다룬 내용은 무엇인가?

▲오늘날 투자 환경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다.
나는 미국에 살고 있고 미국 신문을 읽기 때문에 미국의 관점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내가 초점을 맞춘 것은 오늘날의 투자 환경이 지난 10년 또는 12년 사이의 환경과 매우 다르다는 점이다. 특히 차입을 많이 한 회사의 경우에는 경제적으로 훨씬 더 어려울 수 있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현재 미결제 부채 수준이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위험이 있는가

▲전 세계적으로 거의 12조 달러에 달하는 저등급 기업 부채가 발행돼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거의 4배, 3.7배에 달하는 수치다. 동시에 중앙은행 총재와 다른 정책 입안자(국회의원)들은 경기 침체가 발생했을 때 이전처럼 공격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자율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회사의 부담은 더욱 감당하기 어려워 진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과 미국의 갈등 등 관련된 지정학적 우려가 더해진다는 것이 이번 포럼에서 말한 내용이다. 아시다시피, 어려운 경제 상황은 매우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기회를 활용하려면 자본과 전문성이 있어야 하고, 솔직히 말해서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시기에 투자할 수 있는 자신감, 용기, 인내가 필요하다.

―투자 심리가 바닥이라고 표현했는데

▲지금은 금리 상승,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인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미국 실리콘 밸리 은행의 실패, 즉 상당한 은행 실패였던 신용 스윕(sweep)의 구조는 투자자들이 이제 투자 위험에 대해 더 많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현상이다. 이자율이 더 높다는 것은 기존 부채가 더 비싸고 새로운 차입을 원할 경우 더 비싸진다는 걸 의미한다. 그리고 금리인상으로 인해 지난 몇 년 전 만큼 신용이 높지도 않은 상황이다. 추가로 스타트업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예전만큼 쉽지 않다는 기사가 있었고,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만기가 도래할 때 부동산을 재융자하는 것이 예전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위기를 기회로 보고 투자하는 편 아닌가

▲자본이 있고, 전문 지식이 있으며 자신감과 용기가 있는 투자자들은 오히려 기회를 창출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이 잘 풀릴 때 투자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럴 때는 가격도 높고 사실 위험도 높을 때다. 사람들은 돈을 잃고 큰 고통을 겪고 있을 때 투자하고 싶어 하지 않지만 그때 가격은 오히려 더 낮은 경향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충분히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다면 자산을 사는 가격을 보고 투자하는게 안전성을 높이고 위험을 줄이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SVB사태가 미국 은행 시스템의 취약점을 드러낸 것인지, 더 많은 실패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SVB사태는 그저 특수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미국 은행 시스템 전체의 약점을 나타내거나 다른 실질적인 은행 실패를 예고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리먼의 실패가 다른 많은 중요한 금융 기관의 실패를 잠재적으로 나타냈던 글로벌 금융 위기 때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경제 상황에 대해서, 그리고 돈을 잃을까 봐 더욱 걱정하고 있다. 따라서 덜 공격적이고 돈을 빌려주기를 꺼리는 데 기여한 많은 요인 중 하나다. 나는 근데 이게 미래 측면에서 부정적인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대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부동산은 더 어려울 것이고, 스타트업은 자금 조달 어려울 거고 많은 스타트업은 결국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이건 긍정적이지 않다. 다만 미국 은행 시스템의 실패를 말하는 건 아니다.

―현 상황에서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기업이나 분야가 있는가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는 않겠다. 다만 부동산 쪽을 고려하고 있다. 일반 오피스 부동산의 경우 금리가 매우 낮았을 때는 가치가 높았다. 그런데 이제는 아니다. 이자율 상승과 부동산 가치 하락에 직면한 전 세계 부동산 개발 업체들이 많은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것도 내다볼 수 있다. 따라서 이에 영향을 받는 산업들도 많이 있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경기 침체가 올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공급망, 금리 상승, 지정학적 고려사항, 이동의 변화 등 모든 것이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특정 산업에 대해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존 프랭크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 부회장은 웨슬리안대학 역사학 학사, 미시건대학교 법학대학원 박사 학위를 수료했다. 이후 미국 제1순회항소법원의 프랭크 코핀 판사의 법률 서기직을 거쳤다. 1984년에는 뭉거, 톨스앤 올슨 LLP 의 로스앤젤레스 법률 사무소에서 파트너로 일하면서 인수합병 거래를 이끌었다. 그는 지난 2001년에 법률 고문으로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에 합류했으며 2006년 초에 사장으로 임명됐다. 이후 2014년 부회장직에 올라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설립자인 하워드 막스 회장과 함께 회사 경영을 맡고 있다.

미국의 대체투자운용사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대체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글로벌 투자 운용사 중 선두 주자다.
2022년 12월 31일 기준 170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전 세계 20개 도시에 1050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있다.
특히, 지난 10년간 부실채권(NPL)에 크게 투자하면서 '세계 1위 부실채권 큰손'으로도 불린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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