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벌써부터?" 올 하반기 폭우 동반한 '슈퍼 엘니뇨' 찾아온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02 04:46

수정 2023.05.02 04:46

갑자기 폭우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1일 오후 광화문광장을 지나는 시민들이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뚫고 걸어가고 있다. 2023.4.11 hama@yna.co.kr (끝) /사진=연합뉴스
갑자기 폭우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1일 오후 광화문광장을 지나는 시민들이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뚫고 걸어가고 있다. 2023.4.11 hama@yna.co.kr (끝)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올 여름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가 예상보다 일찍 발달하면서 전 세계에 이상 기후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로 인해 한반도에는 예년보다 폭우가 더 많이 찾아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달부터 남동태평양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위도는 남위 5도부터 북위 5도, 경도는 서경 170~120도인 구역) 해수면 온도가 급상승하고 있다며 이달부터 7월까지 엘니뇨가 발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1일 밝혔다.

이는 당초 예상 시기였던 6월부터 8월 사이 보다 한 달 일찍 발생하는 것이다.

엘니뇨는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으로 평년보다 0.5℃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3~7년 주기로 발달하며 엘니뇨가 끝나면 반대로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는 라니냐가 발생한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해수 온도 변화에 따른 대기 반응인 남방진동에 의해 발생하는 자연현상으로 이상현상은 아니다. 다만 지난 3년 간 이례적으로 라니냐가 지속됐는데 이는 최근 70년 새에 두 차례 발생한 것으로 기후변화의 영향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한반도에는 여름철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수량이 늘어나고 기온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다만 엘니뇨가 발생했으니 올여름은 덜 더울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다.

여름철 엘니뇨 발달과 우리나라 여름철 강수량 영향. [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연합뉴스
여름철 엘니뇨 발달과 우리나라 여름철 강수량 영향. [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연합뉴스
기상청은 지난달 24일 발표한 3개월 전망에서 5월은 기온이 평년기온(17~17.6℃)보다 높을 확률이 50%, 비슷할 확률이 40%, 낮을 확률이 10%라고 밝혔다. 또 6월과 7월 기온에 대해서는 평년기온(6월 21.1~21.7℃·7월 24.0~25.2℃)과 비교해 높을 확률과 비슷할 확률이 각각 40%이고 낮을 확률이 20%로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더위와 폭우가 동시에 올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라니냐로 열대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으면 우리나라 쪽에 고기압성 순환이 발달해 기온을 높이는데 이 상황이 6월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또 7월에는 유럽 쪽 대기 상층에 '양극패턴'이 발생하면서 유럽에서 동아시아 쪽으로 대기 파동이 발생해 우리나라 쪽에 고기압이 발달할 여지가 있다.

엘니뇨는 1951년 이후 23차례 발생했다. 이 가운데 1972년·1982년·1997년·2015년 엘니뇨가 매우 강했던 엘니뇨(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 이상 높은 경우)로 꼽힌다.

2015년 엘니뇨 발생 시 국내에서는 11월과 12월 평균기온이 평년기온보다 2℃ 이상 높고 비가 예년보다 훨씬 자주, 많이 내리는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했다.

세계적으로는 5월 인도 남부, 11월 호주, 12월 미국에서 폭염과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했고 7월 베트남 북부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홍수가 일고 폭우가 내렸다.

이번 엘니뇨도 9~10월 강한(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5℃ 이상 높은 경우) 엘니뇨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또 엘니뇨는 라니냐와 반대로 온난화를 부추기는 '가속페달' 역할을 하기에 기후변화 대응·적응에 장애가 될 수 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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