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 대통령, 현직 대통령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 中 영향력 확대 공동 대응
- 중국 공산당, 전직 대통령과 경제·문화 협력 강화 논의
- 중국 공산당, 전직 대통령과 경제·문화 협력 강화 논의
【베이징=정지우 특파원】필리핀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애정 경쟁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현직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더 좋은 동반자를 생각할 수 없다”고 추켜세웠고, 중국은 친중 성향의 전직 대통령과 회의를 통해 경제·문화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2일 주요 외신과 관찰자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비롯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 대응 방안 등 현안을 논의했다.
필리핀은 지난 2016년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집권한 뒤 노골적으로 친중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6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엔 다시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회담은 필리핀이 지난 2월 인도·태평양 역내 안보를 위해 미군에 군사기지 4곳을 추가로 사용하도록 허용한 지 3개월 만에 이뤄졌다. 양국은 또 지난주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 군사훈련을 전개했다. 이날부터는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연합 전투기 훈련도 진행한다. 필리핀은 중국과 남중국해를 사이에 두고 오랜 긴장을 이어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우리는 공동의 새로운 도전을 마주하고 있으며, 필리핀보다 더 좋은 동반자를 생각할 수 없다”며 “미국은 남중국해를 포함해 필리핀을 지킨다는 우리의 공약에 철통같으며, 필리핀군 현대화를 지속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공동 성명에 “남중국해에서 항해와 비행의 자유에 대한 변함없는 약속을 확인한다”며 “대만 해협에서 평화와 안정 유지는 국제 안보와 번영의 핵심 요소”라는 내용을 담았다.
반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지난달 22일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이끄는 필리핀 민주당-인민의힘과 화상회의를 열고 양국의 경제·문화 연계를 위한 협력 강화와 관계 개선을 논의했다고 관찰자망이 보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현재 불확실한 상황에서 중국은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노력하는 중요한 파트너”라면서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국가와 지역에 도움이 되는 대화를 해야 지속적인 변화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 내부 문제는 중국 정부가 해결할 것”이라며 “다른 국가의 간섭은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중국 입장을 대변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이날 필리핀 대통령 백악관 초청에 이어 이달 일본과 호주를 잇달아 방문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으로 구성된 중국 견제 협의체)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쯔엉 티 마이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알리 봉고 온딤바 가봉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과 베이징에서 잇따라 회담을 개최했고, 볼로디미르 젠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는 전화통화를 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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