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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물' PD "AV 배우 출연 논란? 미화할 생각 없었다" [N인터뷰]①

뉴스1

입력 2023.05.02 14:43

수정 2023.05.02 14:43

정효민 PD/넷플릭스 제공
정효민 PD/넷플릭스 제공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성+인물' PD가 AV 배우들을 이야기를 들어보는 내용을 담으면서 관련 산업을 미화할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북촌로5가길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예능 '성+인물: 일본편'(이하 '성+인물') 정효민, 김인식 PD 공동 인터뷰에서 두 사람은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성+인물'은 신동엽, 성시경이 미지의 세계였던 성(性)과 성인 문화 산업 속 인물을 탐구하는 신개념 토크 버라이어티. 보편적인 관심사이지만 나라와 문화마다 받아들이는 방식에 차이가 있는 '성'을 접점으로, 다른 나라만의 특별한 성 문화를 알아간다.

첫 번째 나라인 일본 편에서는 한국과는 다른 일본의 특징적인 성 문화를 이야기하는 약 30명의 인물들이 출연해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나 이 인물들 중 AV(Audio Video, 성인 영상물) 출연 배우와 제작자, 호스티스클럽 호스트 등이 출연, 음지 문화를 양지로 끌어온 부분으로 인해 비판을 받았다. 성착취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 인물들을 방송에 출연시키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AV를 다룬 이유에 대해 정 PD는 "우리나라에서 AV를 제작하고 배포하는 건 불법의 영역에 들어가지만, 개인이 보는 건 불법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제작도 합법이고, 전세계적으로 제작이 합법인 나라가 적지 않다"라며 "우리가 일본의 성 문화를 다루면서 AV를 피해가야 하나 생각했을 때 성인 엔터테인먼트를 대표하는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는 게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라고 사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산업의 옳고 그름에 대해 논하기 보다 (종사하는) 사람이 어떤 소신과 직업적 소명을 갖고 일하는 지에 포인트를 맞춰 진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싶었다"라며 "성은 음주, 흡연처럼 문화적 스탠다드를 어디로 잡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유럽의 어느 나라는 16세에 술을 먹어도 되지만 일본은 20세가 넘어야 하는 것처럼"이라며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가 갖는 좌표가 어딘가를 알아보고 화두를 의미 있게 던져볼 수 있겠다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왜 AV 배우를 '성+인물'에 등장시켰을까. 정 PD는 "우리도 조사하며 그런 (성착취에 대한) 부분을 고려했다"라며 "성인 엔터테인먼트에서 AV는 주류인 부분이다, 거의 1조원에 가까운 시장이고 '편의점의 나라'라고 불리는 일본에서 그 산업 규모와 맞먹을 정도라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어 "성인 관련 산업은 명과 암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는데, 일부 암이 있다고 해서 전혀 다루지 않아야 하나,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라며 "가치 판단을 하기보다 이 분야에서 정통적인 길을 걸어오고 소신을 갖고 있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정 PD는 AV 배우와 인터뷰를 통해 얻은 것에 대해 "우리가 얻어낸 성취라면 이 대화를 통해 AV 배우의 입에서 'AV는 판타지'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AV는 진짜가 아니고 연출이라는 말이 그들 입장에서는 말하고 싶지 않았을 수 있다"라며 "처음 시도에서 그 정도 이야기가 나온 게 아쉬운 점도 있을 수 있지만, 그 다음 논의를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했다.

더불어 성 산업의 명과 암 중 긍정적인 면만 보여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지만, 우리가 그 사람들의 생각과 철학을 물어봤을 때 본인의 생각을 드러내는 부분을 내보내는 걸 미화한다고 할 수는 없다"라고 답했다.


김 PD는 시청자 반응을 살펴봤냐는 질문에 "다양한 반응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다"라며 "시청하는 분들이 일부는 낯설게, 누군가는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시시하다는 피드백도 있었다"라고 다양한 반응에 대해 전했다. 정 PD는 "대만 촬영 중 피드백을 봐 자세히 봤다고 하긴 어렵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뜨거워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성+인물'은 지난달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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