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해양경찰서는 서부경남지역에 외국인 선원 등을 상대로 마약류를 공급, 판매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베트남 국적 20대 A씨 등 7명을 구속하고, 같은 국적의 20대 B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2018년부터 지난 달까지 남해안 일대에서 필로폰보다 환각 작용이 3배 강한 엑스터시와 케타민 등을 선원과 조선소 용접공 등 외국인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상선으로부터 마약을 공급받아 거제시나 통영시 등에 노래주점과 외국인 전용 클럽 등에서 선원과 조선소 용접공 등에게 이를 판매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마약을 특정 장소에 놓고 사라지는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유통해왔다.
B씨 등 8명은 양식장 인부나 선원, 유흥주점 접대부 등의 신분으로 고된 노동이나 고향에 대한 그리움 해소를 위해 A씨 등 일당에게서 엑스터시나 케타민 등 마약류를 사서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다수는 유흥주점 등지에서 모여 마약류를 투약하며 환각 파티를 벌이기도 했지만 외국인 전용이라 수사기관의 눈을 장기간 피할 수 있었다.
해경은 대구와 포항 등에서 A씨 일당을 붙잡아 시가 6500만원 상당의 엑스터시 304정과 케타민 11.95g을 압수했다. A씨 일당은 검거를 피하기 위해 검문 현장에서 경찰관을 차로 치고 도주하는 등 대담함을 보였으나 통영해경 형사들의 끈질긴 추적 끝에 대구·포항 지역에서 검거됐다.
이정석 통영해경 수사과장은 "남해안 일대는 조선소와 양식장 등이 밀집돼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만큼 이번 사건과 유사한 마약 유통 조직이 더 있을 것으로 본다"라며 "마약 사범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양경찰이 단속한 최근 5년간 마약류 범죄는 2020년부터 크게늘고 있다. 5년간 총 2155건 가운데 2018년에는 90건에 불과하던 검거건수가 2021년 518건, 2022년 962건으로 늘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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