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하원 민주당 의원 10명이 연방준비제도(연준)에 금리인상 중단을 호소했다. 연준의 금리인상이 미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이로 인해 서민들이 큰 고통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2일(이하 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시작했다.
2일 CBNC 등 외신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과 프라밀라 자야팔(워싱턴), 브렌던 보일(펜실베이니아) 하원의원 등의 주도로 상하 양원의 민주당 의원 10명이 1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금리 동결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전략에 우려를 나타내고 지금 같은 금리인상이 미국인 수백만명의 일자리를 앗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준은 3일 FOMC를 마무리하면서 0.25%p 추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다. 지난해 3월 이후 10번 연속 금리인상이다.
다만 이번 추가 금리인상을 끝으로 6월 회의부터는 금리인상을 멈출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워런 의원 등은 서한에서 연준은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 가지 임무를 갖고 있다면서 이 임무 수행을 위해 금리인상을 멈출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일자리를 파괴하고 중소업체를 도산으로 이끌게 될 계획된 경기침체를 회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원들은 연준의 정책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연준의 양대 임무인 ‘최대 고용’ ‘물가안정’을 내팽개치는 것이 될 것으로 우려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연준이 금리인상을 지속하면 수많은 중소기업들과 그 곳에서 일하는 수백만 노동 가구를 파산으로 몰고 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이후 9차례 연속 금리인상에 나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0~0.25%에서 4.75~5.0%로 끌어올렸다.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미 노동시장은 둔화 기미가 나타나고 있고, 3월에는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를 시작으로 은행위기가 닥쳤다.
지역 중소은행들이 보유한 채권 가치가 폭락해 예금주들이 서둘러 돈을 빼면서 뱅크런이 시작된 탓이다. 채권 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이들 은행의 보유 채권 가치 폭락으로 이어졌다.
1일에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예금과 자산이 JP모간체이스에 넘어가면서 은행위기가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2일 은행주들이 다시 폭락하며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연준이 이번에 0.25%p 더 금리를 올리면 이들 은행이 보유한 채권 가치가 더 추락하고, 올해 경기침체에 따른 부실대출도 증가하며, 연준의 규제 강화로 은행 영업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등 복합적인 악재들이 은행, 특히 지역은행 주가 폭락을 불렀다.
의원들은 이날 서한에서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9개월 만에 최저수준으로 낮아졌고, 실업률은 3.5% 수준에 머물고 있어 추가 금리인상은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연속적인 금리인상이 이 같은 성과를 ‘불필요하게’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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