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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5월 전승절 열병식 잇따라 취소...우크라 반격 의식?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03 10:05

수정 2023.05.03 10:05

5월 전승절 열병식 취소한 러시아 지역 6곳으로 늘어
"안보 문제" 주장했지만 장비 부족에 우크라 공세 가능성
지난 2022년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군 장성들이 77주년 전승절 열병식 가운데 경례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지난 2022년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군 장성들이 77주년 전승절 열병식 가운데 경례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달 9일(현지시간) 전승절 기념 열병식을 앞둔 러시아가 벌써 6곳에서 행사를 취소했다. 당국은 안보 때문이라고 발표했지만 임박한 우크라이나의 반격과 장비 부족을 의식했다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사라토프주의 주지사는 2일 발표에서 “안전 문제”로 인해 전승절 열병식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해 열병식을 취소한 러시아 지역은 6곳으로 늘었다.

5월 9일은 옛 소련이 과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승전을 기념하는 날로 올해 78주년을 맞는다. 러시아에서는 모스크바와 주요 지방 도시에서 해마다 전승절 기념 열병식을 진행했고 지난 2020~2021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행사로 대체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를 침공한 지난해부터 야외 열병식을 재개했다. 러시아는 점령한 우크라 도시에서도 열병식을 열겠다고 예고했지만 전황이 불리하게 흘러가자 행사를 취소했다.

러시아 서부 도시들은 올해 우크라 전황이 고착되자 연이어 열병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에서 가까운 쿠르스크주와 벨고로드주는 올해 안보 때문에 열병식을 열지 않는다고 알렸고 지난달 우크라 크름반도의 러시아 행정수반도 열병식을 취소했다. 당시 서방 언론들은 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에서 장비를 너무 많이 잃어 열병식을 열어도 보여줄 것이 없어 행사를 취소했다고 추정했다.

러시아 보로네시주, 오룔주, 프스코프주도 행사를 취소했다. 러시아 내부에서는 우크라가 전승절을 노려 반격 공세를 진행할까 걱정하고 있다. 뱌체슬라프 글래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지난달 "도시 중심부에서 많은 수의 (군사)장비와 군인으로 적을 도발하지 않기 위해 열병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2일 취소 소식을 알린 사라토프는 우크라 국경에서 약 643㎞나 떨어진 곳이다.

한편 미국의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일 발표에서 지난해 12월 이후 약 2만명의 러시아군이 사망했으며 총 사상자는 약 10만명이라고 추정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에 러시아군 5937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이후 사상자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2일 CNN을 통해 "미국은 정확한 숫자를 제시할 방법이 전혀 없다"면서 미국은 추정할 만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같은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도 "서방 국가들의 전례 없는 군사 지원에도 불구하고 적(우크라군)은 상당한 손실을 입고 있다"면서 "지난 한 달 동안에만 1만5000명 이상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같은날 보도에서 쇼이구가 최근 러시아 방산 업체들에게 무기 생산 속도를 늘리라고 재촉했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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