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선언’ 빌미로 한미에 확실한 보복 노선 정한듯
[파이낸셜뉴스]
북한 선전매체 조선중앙통신은 3일 북한이 '워싱턴 선언'을 비난하는 청년학생 집회를 열고 한미 정상을 겨냥한 허수아비 화형식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천백배의 보복의지를 만장약(가득 채움)한 모임 참가자들은 가증스러운 적들에게 죽음을 안기는 심정으로 침략자, 도발자들의 허수아비를 불살라버리는 화형식을 단행하였다"며 "반공화국핵전쟁기도를 로골적으로 드러내놓은 희세의 깡패국가, 악의 제국 미국과 동족대결에 환장한 괴뢰역적패당을 단호히 징벌하기 위한 청년학생들의 복수결의 모임이 2일 신천박물관에서 진행되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불을 즐기는 자들이 갈곳은 제가 지른 불속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미국의 늙다리 전쟁괴수와 특등하수인인 괴뢰역도의 추악한 몰골들이 재가루로 화할수록 징벌의 열기는 더더욱 가열되였다"고 주장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의 1일자 보도에서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은 지난달 28일부터 남조선과 미국 수뇌부의 정상회담 진행과 ‘워싱턴 선언’에 관해 연일 보도하면서 북한 내부에 널리 알렸지만 북한의 젊은 대학생들과 지식인들 일부에선 북한이 핵을 쏠 경우 정권 종말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미국 대통령의 발표에 관심을 보이면서 시원하다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내부의 이러한 반응에 당황하면서 '워싱턴 선언'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과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행사 발언자들은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가장 적대적이고 침략적이며 굴욕적인 대미굴종행각, 핵전쟁행각"으로 규정하고 "상전과 특등주구가 고안해낸 모략문서들은 철두철미 우리에 대한 적대감이 골수에까지 들어찬 자들의 범죄적인 야망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또 "날로 무분별해지는 미제와 괴뢰들의 적대적 흉심과 대조선압살책동으로 인하여 조성된 오늘의 준엄한 정세는 당과 국가가 취하고 있는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국방력강화조치들이 얼마나 정당한가를 뚜렷이 실증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지난 3월과 4월에도 한미연합연습을 비난하는 취지의 청년학생 및 노동자들의 집회를 개최하며 한미를 향한 전 사회적인 적개심을 사주하는 행사를 벌였으나 화형식은 없었다.
특히 최근 김여정은 최근 북한 관영매체의 입장을 통해 북한이 한·미에 대한 보복 노선을 명확히 했다는 평가다.
북한은 특히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반도 전진 배치, 기항, 전략핵폭격기의 한반도 기착 같은 경우는 사실 북한의 예상을 뛰어넘는 합의이기 때문에 북한이 보유한 핵 억제력을 능가하고, 또 이를 상쇄시키는 한미의 대응에 대해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향후 7차 핵실험, 고체연료 기반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대남 전술핵 훈련 등 한반도의 긴장감을 더욱 높이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의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도 지난달 30일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우리 군의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면서 “윤석열의 이번 행각은 가장 적대적이고 침략적인 도발, 위험천만한 핵전쟁 행각”이라고 비난했다.
통신은 한미의 워싱턴선언에 대해 ‘핵전쟁’을 기정사실화 한 것이고 한미의 북한 침략 기도를 더욱 명백히 한 것이라며 “우리가 현재와 미래의 우려스러운 안전 환경에 상응한 군사적 억제력을 키우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에 한미에 반드시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는 특유의 억지성 위협을 잊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사실상 자신들의 핵무력 및 신무기 개발 등 국방력 강화의 정당성과 향후 군사적 행동의 명분으로 워싱턴선언을 활용할 것이라면서 이 같은 잇딴 수사적 위협과 입장 표명은 한미에 책임을 전가하면서 사실상 도발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 수위가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간 '핵단추'를 누르겠다며 대립이 격화됐던 수준으로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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