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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중 원전 수출시장 79% 장악... 한·미 'SMR동맹'으로 돌파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03 06:00

수정 2023.05.03 18:22

전경련 '한미 원전 협력' 보고서
"러·중 원전 수출시장 79% 장악... 한·미 'SMR동맹'으로 돌파해야"
미국을 비롯한 자유진영 국가의 원전 수출이 주춤하는 동안 세계 원전시장 79%가량을 러시아와 중국이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수출시장은 단순 비즈니스를 넘어 진영 간 패권경쟁 양상으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동맹국인 미국과 선진 원전 수출, 원전 연료공급망 구축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박상길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에게 의뢰해 발표한 '한미 원자력 민간협력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세계 원전 수출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보이는 국가는 단연 러시아다.

2022년 기준 13개국에서 건설 중인 수출 원전 34기 중 러시아가 건설하는 비중은 23기로 전체의 약 68%를 차지한다.

러시아 원전 수출 경쟁력의 핵심에는 국영기업인 로사톰이 있다.


로사톰은 원전 건설뿐 아니라 자금 지원, 우라늄 농축, 운영 및 유지보수 등 신규 원전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모든 옵션을 '원스톱 패키지'로 묶어 제공한다.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로사톰은 원전 건설·운영·연료공급·기술지원 등을 매개로 43개국과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3대 국영기업인 CNNC, CGN, SPIC 중심으로 원전 수출이 추진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에 비해서 원전 수출에 있어서는 후발주자다. 하지만 거대한 국내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한 규모의 경제, 일대일로로 대표되는 국가 주도의 강력한 해외진출 정책에 힘입어 자체개발한 원전을 파키스탄에 이어 최근 아르헨티나에까지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또 카자흐스탄과는 우라늄 협약을 맺어 국내외 원전 확대를 위한 안정적인 원전 연료공급망 기반 구축에도 착수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원전 수출시장의 신흥강자로 떠오른 시기는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독일 등 자유진영의 주요 원전 강국들이 탈원전 정책 등으로 원전 수출 역량이 크게 훼손된 시기와 일치한다고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전 연료 생산능력에서 경쟁력을 상실한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세계 원전시장 잠식을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민간기업과 시장에만 맡겨놓았던 원전산업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원전산업 경쟁력을 복원시킬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 의회도 올해 일련의 법안들을 발의하면서 '범정부' 차원의 원전 연료를 포함한 원전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 마련, 동맹국과의 원전 수출협력 강화 등을 주문하고 있다. 미국 원전산업 경쟁력 복원의 핵심은 기존 대형원전이 아닌 소형모듈원자로(SMR)와 같은 선진 원전의 개발 및 수출에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도 원전 시공 및 운영 분야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해 미국 주도의 퍼스트 프로그램과 보완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지난해 10월 퍼스트 프로그램 추진의 일환으로 '위캔(WECAN)'이라는 명칭의 별도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프리카 가나에서 미국과 공동으로 SMR 도입 타당성 조사 사업에 착수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으로 우리나라 에너지·건설 분야 기업과 미국 SMR 분야 혁신기업과의 협력의 물꼬는 트인 상황"이라며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고 SMR을 중심으로 세계 원전시장 위상 회복을 위해 동맹국과 협력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도 실리와 명분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액션플랜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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