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도 성립 요건 엄격히 판단
최근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죄)로 고소 사례가 늘자 경찰이 불송치 처분한 건수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매음은 게임이나 메신저 등 온라인에서 타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목적으로 사진·영상·대화 등을 전송했을 때 성립되는 죄목이다.
고소·고발이 난무하면서 최근 재판부가 통매음죄 성립 요건을 엄격히 보기 시작했고 그 영향을 받았다는 게 법률 전문가 설명이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통매음죄 관련 경찰이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송치 처분을 내린 사례는 지난 2020년 640건에서 2021년 1236건, 지난해에는 4011건으로 크게 늘었다. 또 최근 3년 새 경찰에 접수된 통매음 사건은 2020년 2289건에서 지난해 1만633건으로 5배가량 증가했다. 이런 통매음 사건 상당수는 온라인 게임 상에서 성적인 욕설을 했다가 고소·고발로 이어진 사례라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경찰은 온라인게임과 메신저 이용자들이 고소·고발을 남발해 불송치 건수도 함께 급증했다고 지적한다. 일선 서 여성청소년과 관계자는 "게임하던 중 주고 받는 성적인 표현에 대해서 소위 '욱'하는 심정으로 일단 고소장을 접수하고 보는 사례도 늘고 있다"며 "접수되는 통매음 사건 중 60~70%는 불송치 처분나는 것 같다. 가해자를 추적하는 데에도 상당 시간이 소요되고, 문제 발언을 통매음으로 볼지 판단하는 것도 어렵다"고 전했다.
통매음 입건 증가는 학습 효과가 반영된 결과라는 진단도 나온다.
김수열 변호사(뉴로이어 법률사무소)는 "게임 공간에서 성적인 발언을 해 처음 고소당한 이들은 '고소가 가능할 지 몰랐다', '통매음 죄가 있는 지도 몰랐다'며 변호사 사무실을 찾는다"며 " 이 과정에서 소위 '노하우'를 축적해 고소당한 사람들이 이후에는 다른 사람을 또 고소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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