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쉬운 대출 갈아타기‘ 대환대출 인프라
플랫폼-금융사별 개별 제휴 방식으로 협상 난항
주요 중개 플랫폼사들도 10~20개 금융사만 취급
중소형 핀테크 업체는 사실상 인프라 진입 포기하기도
■53개 금융사 중 실제 비교할 수 있는 곳은 20여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환대출 인프라에 참여한 토스·카카오페이·핀다·네이버파이낸셜 등 4개 플랫폼업체는 이달 말까지 금융사 10~20여곳과 제휴를 맺고 대환대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대환대출 인프라에 참여하는 금융사가 총 53개임을 감안할 때 제휴사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현재 4개 업체가 50~60여개가 넘는 금융사들의 대출 상품을 비교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에서는 플랫폼사와 금융사가 개별로 제휴를 맺는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일 플랫폼에 최대한 많은 금융사가 참여해 많은 대출 상품을 한눈에 비교하는 것이 편리한데 이해관계가 달라 최대한 많은 금융사가 들어가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이다.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4개사는 지난 2일 금융위원회가 마련한 대환대출 인프라 시연회에 중개플랫폼 업체들을 대표해 초청됐을 정도로 대환대출 인프라 출시 전 가장 성공적인 준비 과정을 보이는 곳”이라며 “그런 곳들도 은행 등 금융사 섭외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 실제 이달 말 출시됐을 때 성공적인 대환이 얼마나 일어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답했다.
■경쟁력 낮은 핀테크 업체 '울상'...시중은행 제휴가 관건
인지도가 부족해 개별 금융사를 모셔가야 하는 중소 핀테크 입장에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대환대출 인프라에 중개플랫폼 업체로 참여하는 한 핀테크 업체의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의 강력한 드라이브에 개별 금융사와 접촉하고 서버망을 구축하는 등 노력은 하고 있으나 비협조적인 금융사들이 많아 일정을 따라가기도 버거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 핀테크 업체는 금융위 허가까지 완료했으나 대환대출 인프라 참여를 사실상 백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한은행, 카카오뱅크 같은 1금융권 은행들이 대출상품 공급자가 아닌 중개자로 직접 플랫폼사로 참여하면서 해당 은행들의 상품은 타 중개플랫폼에서는 비교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환대출 인프라는 시중은행과 같은 1금융권과 저축은행, 카드, 캐피탈 등 2금융권이 모두 참여하는 시장인 만큼 금리가 더 낮은 1금융권 대출 상품을 얼마나 많이 취급하고 있느냐가 플랫폼의 경쟁력으로 여겨진다. 이에 중개할 수 있는 1금융권의 상품이 제한될 경우 소비자의 실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대환대출이라는 것 자체가 2금융권에서 1금융권으로 옮기고 싶어 하는 차주들의 요구가 강할 수밖에 없다”며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시중은행과 제휴를 맺을 수 있느냐가 상당히 중요한데 시중은행 중 자회사로 대출비교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곳들은 그곳에만 대출 상품을 주거나 아니면 다른 업체와 취급하는 대출 상품을 다르게 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대환대출 인프라에 중개플랫폼으로 참여하는 ‘핀크’는 하나금융이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이며 ‘팀윙크’의 경우 KB금융의 계열사인 KB캐피탈이 하반기 인수할 예정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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