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이(SUI) 코인 '화려한 신고식'
기준가 대비 2000% 이상 급등하기도
기준가 대비 2000% 이상 급등하기도
[파이낸셜뉴스] 페이스북 출신들이 만든 블록체인 토큰 '수이(SUI)'가 4일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4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수이는 전날(3일) 메인넷 출시 후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거래소에 일제히 상장되면서 강세를 보였다. 국내 원화 거래소들이 하나의 해외 프로젝트를 동시에 상장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상장하자마자 2000% 급등
수이는 전날 자정에 상장한 빗썸에서 기준가(133.6원) 대비 이날 오전 최고가가 2139원까지 오르며 약 1500% 급등했고, 코인원에서는 전날 오후 10시 상장과 동시에 기준가 133.9원에서 2140% 오른 3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업비트에서는 최초 5분간 매도 주문을 1834.57원으로 제한하면서 큰 폭의 상승은 보이지 않았다.
국내 거래소 중 가장 먼저 상장한 코빗에서는 이상 거래 현상도 나왔다. 전날 밤 9시 30분에 상장 후 시초가가 1억원에 형성됐다.
심지어 약 0.5수이 코인이 1억원에 거래 체결되기도 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코빗 관계자는 "비정상 거래나 전산상 오류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팻 핑거(fat finger·주문 실수)'로 추정된다"라고 전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돈 세탁, 편법 증여' 가능성에 대해, 이 관계자는 "코빗이 실명 계좌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원화마켓인데 문제가 될 거래가 이뤄지면 금융당국에 잡힐 수밖에 없다"라고 해명하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상장하다 보니 이런 해프닝까지 벌어진 것 같다. 앞으로 주목도가 높은 가상자산에 대해 더 나은 거래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는 코빗에서도 다른 거래소와 비슷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총량 너무 많고, 지금은 너무 적다" 지적
상장은 국내 거래소에서만 이뤄진 게 아니다. 바이낸스와 후오비, 쿠코인, 오케이엑스 등 글로벌 대형 거래소에서도 상장했다.
수이는 메타(구 페이스북)의 블록체인 프로젝트인 '디엠(구 리브라)' 출신들로 구성된 스타트업 '미스틴 랩스'에서 개발한 코인이다. 미스틴 랩스는 메타에서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 '노비'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인물들이 주축이 된 스타트업이다. 이 때문에 개발 초기부터 앱토스와 함께 대표적인 레이어1 코인으로, '앱토스의 경쟁자'로 불리곤 했다.
미스틴랩스는 2021년 36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3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하는 등 메인넷 출시 전부터 유력 VC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앱토스도 메인넷 출시 전 총 3억5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수이 측은 빠른 거래 속도를 확보했다고 강조한다. 최대 12만 TPS(초당 트랜젝션)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토큰노믹스이다. 수이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토큰의 총 공급량은 100억개이다. 지난해 말 열풍이 불었던 앱토스(APT)의 최대 발행량(10억개)보다 10배가 많다.
그런데 초기 발행량은 전체의 5.28% 수준에 불과하고, 이중 재단 보유물량 절반을 제외한 2억5000만개 정도가 시장에 풀린 것으로 보인다. 수이 측은 오는 2025년 5월 3일까지 누적 유통량을 33억개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메타 출신들이 이끄는 수이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분명 기술적으로 유망하고 발전 가능성이 높아 앱토스 이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면서도 "하지만 예정된 총 발행량이 100억개로 가치에 대한 신중한 판단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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