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내려왔지만, 외식물가 만큼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주요 외식품목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점심값을 아끼려는 직장인들의 '최후의 보루' 구내식당 식사비 마저 역대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구내식당 너 마저"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4월 구내식당 식사비 물가상승률은 7.9%로, 2001년 1월 조사 시작 이래 가장 큰 상승 폭을 나타냈다. 재료비, 인건비 등 여러 원가 부담요인이 모두 인상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구내식당을 찾는 직장인은 갈수록 늘고 있다. 1만원으로 한끼를 해결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광화문에서 일하는 30대 A씨는 "외부 약속이 없을 때는 무조건 구내식당에 간다"며 "밖에서는 그 가격에 절대 먹을 수 없고, 한식·양식 등 선택지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아침·점심·저녁 모두를 구내식당에서 해결한다는 B씨는 "조금 일찍 출근해 간단히 아침을 먹고, 퇴근할 때는 구내식당 도시락을 가져간다"며 "외식비가 너무 올라서 아끼고 있다"고 전했다.
외식물가 7.6%↑
외식비는 무섭게 치솟고 있다.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은 7.6%로 전월(7.4%)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주요 외식 품목 중 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햄버거(17.1%), 피자(12.2%), 돈가스(9.9%), 김밥(9.7%) 순이었다. 특히 지난 4월 햄버거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 선을 웃돌며 19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피자는 12%대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가장 높았다. 주춤했던 치킨 물가도 반등했다.지난달 치킨의 물가 상승률은 6.8%로 전월보다 1.6%p 올랐다.
지난달 햄버거 물가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7%)의 4.6배에 달했고 피자는 3.3배, 치킨은 1.8배였다. 둔화 중인 소비자물가와는 정반대의 모습인 것이다.
한번 오르면 안 떨어지는데…
'점심값 1만원'은 일상이 된지 오래다. 지난 3월 기준 서울 지역의 짜장면 한 그릇의 평균 가격은 68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3% 올랐다. 짜장면 외에 칼국수·냉면·삼겹살 등 대표적인 외식 품목 8개의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은 지난달 같은 달보다 최고 16% 가량 뛰었다. 서울 지역의 냉면 및 비빔밥 한 그릇 평균 가격은 1만원을 넘어섰다.
당분간 외식물가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외식비는 한번 오르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특성이 있어 직장인의 점심값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인건비와 재료비 등 원가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고 있다"며 "여러 원가 부담에 따라 조금씩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