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인 미국 동부에서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와 바이오벤처 인큐베이션 기업 등 바이오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과 연쇄회동을 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미에 동행했던 이 회장은 일정을 마친 뒤 미국에 남아 바이오 산업을 직접 챙긴 것이다.
이 회장은 호아킨 두아토 J&J 대표, 지오반니 카포리오BMS 대표, 누바 아페얀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대표,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대표, 케빈 알리 오가논 대표와 각각 만나 바이오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사업 발굴을 위한 상호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의 주요 고객인 J&J는 창립 140여년의 역사를 가진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 제약사다. 삼성과는 2016년 양사 간 최고경영진 미팅 이후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하고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호아킨 두아토 대표는 지난해 4월 한국을 방문해 양사 간 최고경영진 회동을 갖기도 했다. 플래그십사의 누바 아페얀 CEO는 모더나의 공동설립자로서 삼성과 mRNA백신 생산계약을 통해 국내 코로나 위기 극복에 함께 기여했다. 양사는 유망 바이오 벤처 발굴과 육성에도 함께 힘을 쏟고 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다. 지난해 바이오에피스 지분을 모두 삼성에 매각했지만 삼성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럽 지역 유통과 판매를 담당하는 등 현재도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이 회장이 바이오 업계 리더들과 연쇄회동한 배경으로는 바이오 산업 전반에 걸쳐 글로벌 협업을 한층 더 강화해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진입장벽이 높은 대표적 분야로 꼽히는 바이오 산업은 생산기술과 연구개발(R&D) 역량은 물론 장기 협업을 위한 신뢰와 평판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 회장은 제약사들과 회동 이후 북미 판매법인을 찾아 글로벌 공급망 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출발점은 중요하지 않으며 과감하고 끈기 있는 도전이 승패를 가른다"며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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