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 美 금리 동결 기대감·되돌림 현상으로 인한 원화 강세 영향
"향후 무역지표 개선 여부와 韓 경제 펀더멘탈 신뢰도가 환율 좌우할 것"
"향후 무역지표 개선 여부와 韓 경제 펀더멘탈 신뢰도가 환율 좌우할 것"
[파이낸셜뉴스] 8일 원·달러 환율이 132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1322.8원) 대비 2.8원 내린 1320원으로 출발했다. 전거래일 환율은 1335원에서 시작해 1320.6~1335원 사이에서 움직이다 1322.8원에 하락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환율 하락의 요인이라고 지목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면, 원화가 강세를 보이며 (환율 하락) 흐름이 상당 부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7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다음 달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는 비율은 90%를 넘는다.
이 연구원은 "지난 4일 이러한 부분이 환율에 많이 반영됐고, 이 흐름이 이날도 지속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달러가 그리 큰 강세를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원화가 다른 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는데, 이에 대한 되돌림 현상으로 인해 원화 가격이 오르는 부분도 이번 주 내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향후 원·달러 환율을 좌우할 요인으로 무역수지 등 무역지표 개선 여부와 한국 경제 펀더멘탈에 대한 신뢰도를 내놓았다. 이 연구원은 한국 경제 펀더멘탈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그는 "(무역수지·경상수지) 적자와 수출 증가율 감소가 거의 '바닥' 조짐을 보인다"면서 이 때문에 원화가 크게 절상하지 못하더라도 약세 흐름은 바닥을 치고 회복의 길로 들어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경기 상황에 대한 전망이 견고하게 나올 경우 원화 가치가 안정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국 경제 펀더멘탈에 대한 불신이 커져 원화 가치 하락과 환율 상승으로 이어졌던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앞서 지난달 11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5%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바 있으며,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지난달 4일 내놓은 '2023년 아시아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1.5%로 전망했다.
강 교수는 "(한국 경제) 전망이 썩 밝지 않아 원래는 '상저하고', 즉 하반기 되면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들을 내놓았는데 이제는 하반기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시각이 많아졌다"며 우려했다.
그러나 희망적인 전망도 있다. 2차전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강 교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인해 완성차의 경우 단기적으로 (보조금 영향으로) 피해를 볼 수 있겠지만, 2차전지는 중국을 배제해 수요 업종이 되어 숨통이 트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한국 전기차 공급망에 대해 분석한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한국의 배터리 수출이 연평균 약 33% 증가하면서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연 0.3% 끌어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오전 9시 40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1.27로 전거래일 대비 0.05% 상승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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