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SVB 사태 후 2개월 동안 미국 기관투자자들 비트코인 대신 이것 사들였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08 12:00

수정 2023.05.08 12:00

JP모건 "미국 기관투자자 지난 2개월간 선물시장에서 금 200억달러 순매수"
미래의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 리스크 헤지 수단되기 어려울 것 분석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발 미국 중소형 지역은행 위기가 시작된 지난 3월초부터 이달초까지 약 2개월 동안 미국 기관투자자들이 금 선물시장에서 약 200억(약 26조 4820억원)의 금을 순매수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발 미국 중소형 지역은행 위기가 시작된 지난 3월초부터 이달초까지 약 2개월 동안 미국 기관투자자들이 금 선물시장에서 약 200억(약 26조 4820억원)의 금을 순매수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지난 3월 초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사태로 촉발된 미국 은행 위기 상황에서 미국 기관 투자자들이 금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의 금이라고 여겨지는 가상자산 비트코인보다 위기가 닥칠 때 리스크 헤지 수단으로 여겨지는 금을 더 선호한 것이다.

7일(현지시간) JP모건에 따르면 지난 3월 초부터 이달 초까지 약 2개월 동안 미국 기관투자자들은 금 선물 투자를 크게 늘렸다. 이 기간 동안 미국 기관투자자들은 금 선물시장에서 약 200억 달러(약 26조 4820억 원)를 들여 금을 순매수 했다. 이 기간 동안 금 관련 ETF(상장지수펀드) 자금 유입도 소폭 증가했다.


현재처럼 고금리 상황에서 금은 이자수익을 낼 수 없어 투자처로서의 매력이 떨어짐에도 미국 기관 투자자들이 금 투자를 늘린 것은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들이 맞물렸기 때문이라는 게 미국 경제매체 베런스의 분석이다. 미국 중소형 은행들의 위기가 자칫 미국 금융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었고 이로 인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 금리 인상을 중단하거나 인하할 가능성도 제기된 상황에서 전통적인 안정자산인 금 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SVB 붕괴가 시작된 3월 초부터 5월 초까지 비트코인 값이 약 44%나 폭등, 7일(현지시간) 현재 2만8279달러에 거래되고 있지만 미국 기관투자자들은 철저히 가상 자산 투자를 외면했다.

미국 기관 투자자들이 금융 위기에 대비하는 헤징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을 주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라는 분석이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의 제한된 공급량과 비트코인과 주가의 상관관계가 적기 때문에 비트코인 금을 대체할 수 있는 리스크 헤지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국 기관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 출시된 지 14년밖에 되지 않아서 심각한 금융위기 상황에서 거래된 적이 없고 때문에 금융위기가 실제로 닥칠 경우 위기 상황에서 검증되지 않은 비트코인 투자 리스크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금값의 변동성도 크지만 비트코인 값 역시 금값 못지않게 변동성이 큰 점도 미국 기관투자자들이 위기 상황에서 비트코인 투자를 외면하는데 일조했다. 실제로 최근 비트코인 값의 급등에도 비트코인 값은 여전히 지난 2021년 11월 최고점 대비 반 토막 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 자산 투자를 외면하고 있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로 미국 규제당국의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실제로 미국 규제 당국은 실버게이트캐피털과 시그니처뱅크의 파산을 가상자산 기업과의 과도한 거래 탓이라고 분석하고 미국의 다른 은행들에게 가상자산을 너무 많이 취급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 JP모건은 "미국 규제당국의 눈치를 보는 동안에는 비트코인이 금융위기를 피할 수 있는 리스크 헤지 투자처가 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JP모건은 미국 규제당국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동안 비트코인이 리스크 헤지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JP모건은 미국 규제당국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동안 비트코인이 리스크 헤지 수단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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