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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부모님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던 전통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불경기로 인해 실용성을 중시하는 MZ세대가 늘면서 꽃대신 현금(상품권)을 선호하는 경향이 생겼기 때문이다. 더불어 전기료 등 원자재값 상승으로 카네이션 가격이 오른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8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카네이션 도매 가격은 작년과 비교해 낮아졌지만 전기료, 재료비 등이 오르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카네이션 가격은 오히려 더 비싸졌다.
화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1일부터 5월 4일까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공판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카네이션 혼합(스프레이) 품종의 평균 경매 낙찰 가격은 5559원이었다. 1년전 평균 경매 낙찰가(5876원)보다 5% 정도 저렴한 가격이다. 하지만 전기세, 유류비, 화분과 상자 등 자재 비용이 늘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카네이션 가격은 오히려 더 비싸졌다.
비싸진 꽃값에 소비자들은 카네이션을 선물하는 대신 현금이나 상품권,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식사 등 보다 실용적인 선물을 선호하는 현상이 커지고 있다.실제로 롯데멤버스가 20~60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어버이날 선물 예정 품목으로 현금과 상품권을 꼽은 비율이 62.2%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건강기능식품 10.2%, 의류 및 패션잡화 6.5%, 선물·용돈 없이 식사 혹은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 4.0% 순으로 높았다.
롯데 유통점 매출 자료에 따르면 5월 들어 효도선물로 인기가 많은 안마용품 판매량이 1월 대비 2.3배 증가하고, 안마의자와 의료기용품 판매도 각각 25%,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MZ세대의 경우 소비 여력이 떨어지고 꽃보다는 실용적인 선물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G마켓에 따르면 영양제 매출은 2019년을 100으로봤을 때 5월 1일부터 7일까지 올해는 158까지 성장했다. 반면 카네이션 매출은 2019년을 100으로 봤을때 2020년 91, 2021년 75, 2022년 67, 올해는 48까지 떨어졌다.
G마켓 관계자는 "상품권의 경우 최근 일주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85% 신장했다"며 "영양제도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년~2022년 크게 늘었지만 카네이션은 최근 감소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aT 화훼유통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5월초(2 경매일 기준) 어버이날을 앞두고 경매로 거래되는 카네이션 물량은 지난 몇 년간 감소세다.
지난 2015년에는 aT에서 국산 카네이션 거래 물량이 10만6733단, 2016년에는 11만883단으로 10만단을 넘었으나 점차 하락해 2022년에는 5만9531단으로 줄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줄어든 4만4930단이었다.
aT 통계에는 국산 카네이션만 집계 되는데 최근 중국과 콜롬비아 등에서 수입되는 값싼 카네이션 물량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국내 꽃 소비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절화(가지째 꺾은 꽃) 수입량은 3년전보다 27.6% 증가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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