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40년 만에 지적장애 판정을 받게 된 아내와 함께 사는 남편의 고민이 공개됐다.
지난 8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서는 결혼 7년 차인 '퍼즐 부부'가 등장해 사연을 공개했다.
이날 방송에는 회사 사정으로 당분간 집에서 쉬게 된 아내가 남편의 출근을 배웅한 뒤 침대에 누워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나왔다. 끼니를 거르고 노래만 부르던 아내는 "혼자 있으면 (밥을) 안 먹는다"라며 "배가 고픈데도 참고 있다가 신랑이 오면 저녁에 같이 먹는다, 그게 마음이 편하다"라고 말했다.
아내는 오후가 되자 침대에서 나와 카페로 향한 뒤 남편에게 영상통화를 걸고 카페에 나왔다고 알렸다. 이어 "여자 직원 나왔냐"며 "오빠 주위 카메라를 왔다 갔다 할 수 있냐"고 했고, 남편은 "여자가 없다, 뭘 자꾸 비춰달라고 하냐"고 토로했다. 아내는 "남편이 일하는 곳이 여자 직원이 많으니까 의심이 된다"고 했고, 카페에 앉아 3시간 동안 남편의 퇴근 시간을 기다렸다.
저녁을 먹던 남편은 아내에게 기다리지 말라고 했으나, 아내는 "찔리는 게 있어서 그러는 거 아니냐"고 대꾸했다. 그러면서 아내는 "전남편이 술 먹고 폭력이 심했고 여자 문제도 많았다"고 털어놓으며 그로 인해 의심, 불안 증세가 생긴 것 같다고 털어놨다.
다음 날 아내는 퇴근 시간에 맞춰 집 밖에서 남편을 기다렸다. 그러나 남편은 "왜 나와 있었냐"고 했고, 아내는 "나는 마중 나가고 싶은데, 자기는 못 나가게 한다"라며 "내가 창피스러운 것도 있지 않나, 그거 아니면 장애 판정 안 받았을 텐데"라고 말했다. 이어 "장애 판정 안 받았는데 네가 계속 판정 받게 하려고 해서 장애 판정 받지 않았냐, 차라리 이혼을 하자고 하던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내는 "신랑이 심리 상담을 한번 해보자고 했는데 처음에 했을 때는 장애 판정이 안 됐다"라며 "처음에 했을 때도 하기 싫었고 안 되는 것 같다고 해서 포기하자고 했는데 신랑이 굳이 두 번째 면사무소 가서 했는데 그게 장애 판정이 났다, 심한 장애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를 굳이 왜 장애인으로 등록하려고 하지, 그것도 원망스럽다"고 털어놨다.
남편은 "날 원망했겠네, 그건 창피한 게 아니다"라고 했으나, 아내는 "나는 지적장애로 나와서 그게 더 원망스러운 것"이라며 울었다. 남편은 "돈 계산도 잘 모르고, 음료 판매원을 하면서도 재고가 쌓이는데 현금서비스를 받아 재고 금액을 메꾸고 그런 경우가 몇 번 있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남편은 아내가 보호자 없이 삼촌 밑에 자랐는데, 중학교 졸업 후 삼촌에게 학대를 당하고, 노동력 착취를 당했다고 털어놨다.
아내는 "장애 판정을 다시 없애고 싶다"고 했으나, 오은영은 "전문의로서, 학습수준이 초등학교 1학년 수준, 일상생활은 초6, 중1 수준"이라며 "일상엔 문제가 없으나 남편의 관심과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도 가능한 것이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