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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 치를 돈 없어서"...치매父 냉장고에 시신 유기한 아들, 법원의 판단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09 09:45

수정 2023.05.09 09:45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치매를 앓는 아버지를 학대하고 방치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냉장고에 유기한 20대 아들에게 징역 9년 형이 확정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존속살해, 사체유기 혐의로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징역 9년을 선고받은 A씨(26)가 지난 2일 대전고법에 상소 포기서를 제출하고, 검찰 역시 상고 기간에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으면서 A씨에게 선고된 징역 9년이 확정됐다.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약 4개월 동안 아버지 B씨(60)의 뺨과 가슴 등을 때리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하고, 지난해 3월에는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다 실패하자 음식과 약을 주지 않은 채 방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A씨는 B씨의 하반신에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히고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B씨가 영양불량 상태에서 당뇨 합병증과 화상 등으로 숨지자 시신 부패를 우려해 냉장고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의 시신은 한 달 만에 건물 관리인에 의해 발견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아버지가 숨진 뒤 장례를 치를 돈이 없어 3일간 방 안에 방치했는데 부패하기 시작해 냉장고에 넣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 도움 없이 생활하기 어려운 피해자에게 약과 음식을 제대로 주지 않는 등 학대해 기아 상태에 이르게 했고 결국 사망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살인의 고의를 부인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단해 징역 9년을 선고했다.

A씨와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모두 항소를 제기했으나 항소심이 시작되자 A씨는 돌연 항소를 취하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비교 양형 조건 변화가 없고 1심 판단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며 "피고인은 2심에 이르러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자백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 같은 사정을 모두 살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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