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윤효정 박동해 기자 =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에 등장한 크론병 에피소드에 크론병 환자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가 된 장면은 지난 6일 방송된 7회에 등장했다. 크론병 환자인 남성이 병이 유전된다는 이유로 결혼을 약속한 여성의 부모에게 파혼을 요구 받고 삶을 비관하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내용이다.
이 장면에서 크론병에 대해 "어떻게 이렇게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을 할 수 있나" "이 병 유전도 된다면서"라고 설명하는 대사가 등장했다.
방송 이후 '닥터 차정숙' 게시판에는 크론병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지적하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게시판에는 '크론병은 몹쓸병도 아니고 유전병도 아니다' '숨기는 병도 아닌데 왜 이런 식으로 매도해서 숨겨야 하는 병처럼 만드냐' '크론병이 있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큰 상처를 주냐' 등 크론병 환자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 크론병환우단체의 관계자는 뉴스1에 "방송에 나온 크론병 환자가 장루주머니(장을 절단하는 경우 부착하는 변 주머니)를 쓰는 경우는 극히 드문데 병에 대한 오해가 커질 수 있다"라고 했다. 또 '유전' '몹쓸병' 등의 표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관계자는 "대부분의 환우들이 평범한 일상을 잘 살고 있는데 (드라마로 인해) 크론병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론병 환우 중에는 어린 아이들, 젊은 사람들도 많은데 이런 드라마 내용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앞으로 삶을 사는데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겠나, 많은 환우들, 가족들이 걱정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크론병 환자들과 잘못된 정보 전달을 지적하는 시청자들은 '닥터 차정숙' 시청자 게시판은 물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넣는 등 적극적으로 시청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들은 제작진의 사과와 함께 해당 내용을 VOD(다시보기 서비스)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 분)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로, 가장 최근 방송된 8회가 전국 시청률 16.2%(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하는 등 인기 고공행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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