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전용 84㎡, 10억원 넘겨
서울 영등포 분양가와 차이 없어
분양가 상한제 지역 대거 해제로
정부의 고분양가 관리 유명무실
서울 영등포 분양가와 차이 없어
분양가 상한제 지역 대거 해제로
정부의 고분양가 관리 유명무실
청약을 준비중인 박모씨는 최근 수도권에서 분양된 새 아파트 분양가격을 보고 허탈하며 이같이 말했다. 전용 84㎡ 기준으로 10억원을 넘어서면서 내집마련 꿈이 점점 멀어져 가는 것 같아서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자재비·인건비 등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 여파 외에 규제 완화까지 겹치면서 분양가격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현재 정부의 가격통제를 받는 고분양가 관리지역은 4곳에 불과하다.
■수도권 국평도 분양가 10억원시대
실제 의왕시 내손동에서 공급 예정인 '인덕원 퍼스비엘' 전용 84㎡ 분양가는 10억5175만원으로 책정됐다. 용인시 기흥구에서 공급된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 전용84㎡의 경우 분양가가 10억~12억원이다. '광명자이더샵포레나'도 같은 평형 분양가가 10억4550만원으로 10억원을 웃돈다.
수도권 분양가가 오르다 보니 같은 평형 기준으로 서울 청약 단지가 더 저렴한 경우도 적지 않다. 얼마전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서울 은평구 신사동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은 84㎡ 기준으로 8억6000만~9억9000만원대다.
국평 기준으로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 디센시아'는 9억6000만~9억7600만원,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11억6600만~11억7900만원 수준이다.
둔촌주공의 경우 13억원대로 입지여건 등을 고려해 볼 때 수도권과 별 차이가 없는 셈이다.
■유명무실 고분양가 통제… "지금이 가장 싸다"
분양가는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 여파 등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공사비지수의 경우 지난 3월 151.11로 올해들어 3개월간 1.7% 상승했다. 부동산R114가 새 아파트 단지의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4월까지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699만원으로 지난해 대비(1521만원) 11.7% 뛰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분양가는 계속 올라갈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지금이 가장 싸다'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규제 완화도 한 몫 했다. 분양가 상한제 지역이 대거 해제된 가운데 정부의 통제를 받는 고분양가 관리지역도 유명무실해졌기 때문이다. 해당 지역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정부서 정한 기준에 의해 가격을 통제한다. 현재는 서울 4곳(강남·서초·송파·용산구)에 불과하다. 한때 서울 등 수도권 대부분, 지방 대도시가 고분양가 관리지역이었다. 사실상 분양가 심의·결정 권한이 지자체로 넘어온 셈이다. 지자체별로 공무원, 교수, 전문가들로 구성된 '분양가 심의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건설사 한 임원은 "지자체별로 통일된 심사 기준이 없다 보니 일부 시·도의 경우 건설사가 제시한 분양 가격을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며 "예전보다 토지비·금융비용 등을 폭 넓게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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