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물들어올 때 노젓자' 금융당국, 조선업계 금융지원 추가 확대 발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10 13:41

수정 2023.05.10 16:46

RG 발급기관에 서울보증보험 등 3개기관 추가
한도소진시 수주전망 등 감안 대형사 RG 추가발급
무보, 중형사 특례보증 2000억으로 확대
총 여신한도 초과 RG 발급 특별승인건 면책
'적정가 수주를 위한 RG가이드라인' 마련
김주현 금융위원장 10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벤처기업 금융지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4.1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사진=뉴스1
김주현 금융위원장 10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벤처기업 금융지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4.1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활성화를 위해 선수금환급보증(RG) 추가지원 등 금융지원 확대 방안을 10일 발표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금융위원회는 이날 울산광역시 현대호텔에 열린 조선업계 간담회에서 RG 발급기관 확대, 한도 소진시 대형사 선수금환급보증(RG) 추가발급, 특례보증 지원규모 확대 등을 담은 금융지원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4월 6일 발표한 금융지원 확대 방안에 이어 한달 만에 나온 추가대책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조선산업의 시황이 재반등하는 상황에서 금융 등에 대한 추가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조선산업이 차질없이 수출·수주를 할 수 있도록 RG 발급 등 금융지원을 적기에 추진하기 위해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넘기지 못할 경우 발주처에서 이미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이다.
RG 발급이 돼야 수주가 성사된다.

그간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은 조선사의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RG를 발급해왔다. 2020년 신규 RG 발급은 69억4000만달러에서 2021년 165억9000만달러, 2022년 175억6000만달러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최근 국내 조선산업에 수주 확대, 선가 상승, 선수금 비중 확대로 RG 공급 확대 등 추가 금융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되자 산업부와 금융위는 국내 조선업계가 차질 없이 수주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추가대책을 마련하게 됐다.

먼저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 등 RG 발급기관에 서울보증보험,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엔지니어링공제조합 등 3개 기관이 추가된다.

대형조선사에 대한 지원도 늘린다. 산업·수출입·우리·국민·신한·하나·농협·기업은행 등 RG 발급은행들은 최근 RG 발급이 크게 증가하면서 개별 조선사 등의 여신한도 등 여유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무역보험공사(무보)가 복보증을 지원하는 조건을 'RG 분담제 전체 한도 85% 이상 소진'에서 'RG 분담제 참여 금융기관의 개별 한도 70% 이상 소진'으로 완화하면서 금융기관들도 대형사의 RG 발급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은행들은 대형사 선박 수주에 차질이 없도록 적시에 RG 발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추후 수주 증가에 따라 RG 한도소진이 예상되는 경우에도 수주 전망 등을 감안해 추가로 신규 RG 한도를 설정하는 등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방은행(대구은행)도 조선업계 지원을 위해 현대중공업 계열 조선 3사에 대해 1억 달러 규모(잔액 기준)로 RG 발급에 참여키로 했다.

김 위원장은 "대형조선사들에게 필요한 RG를 발급할 수 있는 금융기관을 확대해 선박 수주를 지원하겠다"며 "서울보증보험에서 약 1조6000억원, 대구은행에서 1억 달러 규모의 RG를 취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형사 지원 규모도 확대한다. 무보는 RG 발급 지원 확대를 위해 중형사 특례보증의 보증비율을 70%에서 85%로 확대하고, 800억원을 추가 지원해 총 지원 규모를 현재 12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확대키로 했다.

그간 중형사의 경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위주로 RG를 발급해 왔으나, 추후 수주량 확대 등을 감안할 때 시중은행의 동참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도 중형조선사에 대한 RG 발급을 적극 검토하겠단 입장이다.

부산·경남·광주은행도 기존에는 RG를 발급하지 않았지만 조선사가 수출 및 고용효과를 고려해 지역 중형조선사에 대해 RG 발급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김 위원장도 "금융위는 그동안 시중은행들과 중형조선사 지원 필요성에 대해 여러 차례 협의를 통해 협조를 요청해 왔으며, 은행들도 중형조선사에 대한 RG 발급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은행들이 중형조선사의 재무상황 및 저가수주에 대한 우려를 일부 가지고 있는 만큼, 향후 조선사들이 은행 대상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은행과 상호 신뢰를 형성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RG 수요를 보면서 금융지원 규모를 추가 확대하는 방안도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이번 RG 등 금융지원 노력이 물량 중심의 저가수주, 금융권의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정 수주를 위한 RG 발급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남 과장은 "금융기관들이 요구하는 사항이 반영된 적정가 수주 가이드라인을 산업부에서 내놓을 계획인데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면 저가 수주 문제가 앞으로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의 경우 내부 설정 개별기업 여신한도 여유가 이미 소진됐거나 가까운 시일 내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는 향후 대형사와 중형사 수주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총 여신한도를 초과하는 RG 발급 특별승인 건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에 대해 면책 등 보호장치 마련을 추진키로 했다.


김 위원장은 "일부 대형조선사 및 중형조선사에 대해 일부 금융기관이 총 여신한도를 초과하는 RG를 발급 중인 점을 고려해 총 여신한도를 초과하는 RG 발급 특별승인 건에 대해 금융기관에 대한 면책 등 보호장치 마련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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