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경직, 급여는 기대에 못미쳐
한국과 달리 탄력근무는 확산
한국과 달리 탄력근무는 확산
"일본 IT직종이 한국보다 급여가 높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수령액은 한국보다 20% 낮은 수준이다."
일본 유수의 IT기업인 라쿠텐, 일본 IBM, LINE 등에 재직 중인 한국인 청년들이 말하는 일본의 기업문화, 근로조건 등에 대한 압축적 설명이다.
1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정만기 무협 부회장은 전날 일본 도쿄에서 무협의 무역아카데미 IT 마스터 과정을 거쳐 일본 기업에 안착한 청년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경직된 조직문화, 변화를 두려워하는 퇴행적 문화를 일본 사회의 핵심 키워드로 들었다. 바로 이점이 일본 경제 저성장의 근본적 이유라는 분석도 곁들였다. 중요한 의사결정이 소통 부재 속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고,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참석자들은 "IT 기업 특성상 빠른 의사 결정과 사업 추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일본 기업들이 디테일을 중시하는 불필요한 보고 서류 작성 등으로 의사결정이나 시장수요에 적기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것이 경쟁력 악화의 악순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IT업종의 임금 수준이 기대 수준에 못미친다는 언급도 있었다. 한 참석자는 "IT 관련 직종에서 일본이 한국보다 급여가 높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일본의 경우 법정 퇴직금이 아예 없는데다가 매월 납부하는 주민세(소득 대비 8%)가 매우 높아, 한국과 비교해 동일 임금 시 실제 수령액은 한국 대비 약 20%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IT 인재와 외국인 우수인력을 지키기 위해 일본 대기업들이 빠르게 급여를 인상하고는 있다고 했다.
한국과 달리 탄력근로제를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라고 참석자들은 언급했다. 일이 많을 때는 몰아서 일하고, 한가할 때 쉬는 문화가 퍼져 있다는 것이다. 노사 간 합의를 존중해 일반적으로 주당 근로 시간을 강제하지 않고, 월 60시간 범위 내 연장 근로를 탄력적으로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은 "일본 기업 내 관료주의와 퇴행적 문화는 과거 일본 기업들과는 매우 다른 양상"이라며 "한국 기업들도 새로운 시도나 아이디어를 존중하면서, 요식행위나 불필요한 정부 규제는 적극 개혁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협은 무역아카데미 SC IT마스터 과정을 2001년 개설했다. 22년간 수료자 2852명을 배출했다. 수료자 96.7%(2757명)가 해외 기업에 취업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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