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모처럼 관광객 북적이는 명동..다만 골목상권 회복은 '먼 산'

주원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11 06:00

수정 2023.05.11 06:00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이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3.04.23. jhop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이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3.04.23. jhop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뉴시스화상

명동상권 모처럼 훈풍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유행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명동 상권에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면서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으로 북적거리는 큰길 뒤편에 위치한 골목에는 오가는 사람도 없고 공실도 여전한 상태다. 과거 '큰 손'으로 인식됐던 중국 관광객들의 한국 여행길이 여전히 제한적인 데다 대내외적인 경기침체기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명동 골목 상권 활성화를 위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기자가 찾은 서울 중구 명동 거리는 평일 낮 시간대에도 여행용 캐리어를 끄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큰 길가를 중심으로 노점상들이 줄지어 있었고, 자취를 감췄던 글로벌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들이 재개장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개장 준비 공사에 한창인 가게도 한 길 건너 하나가 보일 정도로 많았다.

상인들과 직원들 모두 명동에 불어온 봄바람을 반겼다. 대로변에 위치한 화장품 가게 직원 A씨는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사람이 많아졌다"며 "명동이 활기를 되찾은 것 같아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10일 명동의 한 골목에는 빈 가게들 앞으로 인적이 뜸했다. /사진=주원규 기자
10일 명동의 한 골목에는 빈 가게들 앞으로 인적이 뜸했다. /사진=주원규 기자
골목상권까지 온기가 스며들지 않아

다만 큰길을 벗어나 보이는 작은 골목들의 사정은 달랐다. 골목마다 '임대문의' 스티커가 붙은 빈 가게들이 즐비했다. 상가가 통째로 비어있는 경우도 있었다. 노점 가판대들이 그 앞에 아무렇게나 방치됐다. 골목 안에서 기념품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49)는 "명동 골목가는 아직 죽은 상태"라면서 "이렇게 빈 가게들이 많고 분위기도 을씨년스러워 (사람들이) 골목 안으로 잘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명동 상권의 공실률은 지난해에 비해 개선된 상태지만 아직 서울 도심에 비해 높은 공실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명동 상권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42.1%에서 2023년 1분기 21.5%로 낮아졌다. 그러나 현재 서울 도심의 소규모상가 평균 공실률은 7%대로, 아직 타 상권에 비해 3배 이상 공실이 많은 셈이다.

상인들이 골목 상권이 회복되지 않았음을 체감하고 있다. 이강수 명동상인복지회 총무는 "중앙로나 명동길, 3번가 같은 경우 어느정도 회복됐지만 1번가에도 사람이 거의 없고 중앙로 사이 골목들은 아직도 공실이 많다"며 "중국인 관광객들이 다시 본격적으로 들어와야 명동 골목골목을 찾지 않겠나"라고 했다.

실제 코로나19 유행으로 막혔던 하늘길이 풀리면서 관광객들이 늘어났지만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걸음은 뜸한 모양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분기 171만4252명의 방한 외국인 관광객 중 중국인은 14만4220명으로 8.4%를 차지했다. 국적별로 보면 네 번째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중 중국인이 전체 관광객의 34.4%(602만3021명)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던 것과 대조된다.

전문가들은 골목 상권 활성화를 위해 상권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과거 명동 상권의 절정기는 중국인 관광객 중심 상권이었다"라며 "이제 단체 관광객을 예전만큼 유치하기 힘들다면 국내 이용객들도 수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상권이 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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