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은 10일 '2023 라이더대행진'을 열고 서울 여의도부터 대통령실 인근인 용산 일대까지 오토바이 100대 규모의 행진 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오후 2시께 국회의사당 인근에 모인 라이더들은 '배민 라이더 우아한 파업' 등의 팻말을 들고 '라이더 생존권 보장' 등의 구호를 외쳤다.
라이더유니온은 "배달노동자의 임금은 배달의민족을 선두로 바닥을 향한 경쟁 중이고, 산재 1위를 차지할 만큼 현장은 위험해졌다"며 "베일에 가려진 알고리즘으로 인해 업무할당·배달료 책정 기준은 무엇인지, 라이더 평가는 무엇에 활용하는지, 속도경쟁을 부추기는 요소는 없는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라이더들은 안전 관리를 위한 기본 자격 요건을 두는 '라이더 자격제'와 '대행사 등록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배달 라이더는 면허나 보험, 안전교육도 없이 근무가 가능한 탓에 사고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배달대행사 역시 탈세 등 불법적 행위를 해도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
보수 기준 마련도 요구하고 있다. 라이더유니온은 "배달 라이더의 보수인 기본배달료는 사실상 10여년 이상 동결된 상태"라며 "지난해 말 국토부 실태조사 결과 라이더의 실수입은 285만원 수준으로 파악됐고, 하루 평균 12시간 주6일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어 "배달라이더의 보수 기준을 마련하고, 화물종사자에게 적용했던 안전운임제와 같이 라이더에게도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방안 추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이번 집회에 '공공안전을 위협한다'며 금지 통고를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공공운수노조 측은 가처분을 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지난 9일 금지 통고에 효력정지 결정을 내렸다. 다만 법원은 라이더유니온이 당초 계획한 오토바이 200대 대신 100대를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한편 배달료 관련 라이더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앞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배민 소속 라이더 약 3000여명은 어린이날인 지난 5일 파업을 벌였다. 9년간 동결 중인 기본 배달료를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했지만, 사측과의 교섭이 결렬되면서 파업으로 이어지게 됐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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