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저주' 우려 속에서도 경영환경 개선 '뚜렷'
[파이낸셜뉴스]
대양금속이 영풍제지 인수 이후 경영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인수 6개월 만에 3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에 성공한데 이어 자체 자금 200억원으로 대출일부를 상환한 것.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양금속은 지난해 11월 큐캐피탈의 특수목적법인인 그로쓰제일호투자목적 등이 소유한 영풍제지 지분 50.76%를 1300억원에 인수하면서 자기자금 439억원, 차입금 861억원을 구성했다.
차입금의 일부인 300억원은 DB금융투자로부터 조달한 자금으로, 당시 금융시장의 불안정이 최고치에 달한 상황이어서 금리가 8.5%에 달하는 초고금리 상품이었다. 이번 대환 금융기관은 DGB와 농협으로 금리 5.5% 조건의 금융상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대양금속 자체 자금 200억원을 확보해 DB금융 대출 잔액 200억원을 전량 상환했다. 이번 대환으로 연간 25억원의 이자비용 절감효과가 예상된다.
인수합병(M&A) 업계에서는 대양금속의 영풍제지 인수에 대해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비관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철강가공과 제지분야의 서로 다른 업종으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지 않을뿐 아니라 터무니없이 비싼 고금리 자금을 동원해 가며 무리하게 인수할 경우 두 회사 모두 어려워 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양금속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만 해도 잔금납입에 대한 우려는 전혀 없는 상황이었다”며 “그러나 하반기 금융시장이 급격히 경색돼 초단기 사채까지 빌려 인수를 어렵사리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금융시장 불안으로 1000억원 이상의 중형급 인수합병 건 가운데 대양금속의 영풍제지 인수가 사실상 유일한 사례로 알려졌다.
이같은 '배팅'이 가능했던 이유에 대해 회사측은 “영풍제지의 잠재력은 매우 크지만 수년간 사실상 주인없는 상태로 미래비전 없는 공장을 대양금속의 운영 노하우를 접목하면 턴어라운드 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양금속은 포스코 출신의 정순규 대표를 영입한 이후 포스코 경영혁신 활동인 QSS(Quick Six Sigma) 프로그램을 도입해 회사 인수 전 불량율 18% 수준의 열악한 환경에서 1% 수준으로 안정화시키는데 성공했다. 대양금속은 영풍제지 인수 이후 포스코 QSS 팀을 주축으로 한 테스크포스를 꾸려 영풍제지 공장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한편 영풍제지는 재벌가의 흥망성쇠를 다룬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의 실제 배경이 된 회사로 창업주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2015년 사모펀드인 큐캐피탈에 650억원에 매각됐다. 큐캐피탈은 대양금속에 영풍제지를 매각해 7년만에 약 2배의 차익을 실현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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