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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있는데 나만 무는 모기"..비누 때문이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11 08:10

수정 2023.05.11 13:51

흡혈 중인 모기. 연합뉴스
흡혈 중인 모기.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여럿이 같은 장소에 있을때 유독 남들보다 모기에 잘 물린다면 비누를 바꿔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지니아공과대학 신경행동학자 클레망 비노제 박사가 이끄는 공동 연구팀은 몸을 깨끗이 씻더라도 사용하는 비누나 세정제에 따라 모기에 더 쉽게 물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11일자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비누 사용이 모기의 흡혈 선호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24~33세의 남녀 5명을 대상으로 몸을 씻지 않았을 경우와 비누를 사용해 몸을 씻고 1시간이 지난 뒤 모기가 얼마나 달라붙는지에 대해 실험했다. 비누 향이나 성분에 따라 모기 유인 여부가 달라지는지 파악하기 위해 시판되는 4종의 각기 다른 비누로 실험했다.


또 모기를 끌어들이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실험 참가자의 체취를 묻힌 천으로 실험했다. 실험 자원자들은 모두 자신들만의 독특한 체취를 갖고 있었으며, 비누 세정을 통해 향이 추가되고 원래 체취도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와 비누의 선호도 조사
모기와 비누의 선호도 조사

비누는 신체 오염물을 씻어내는 역할도 하지만 비누의 화학 성분을 몸에 남기며 체취의 방출에도 변화를 일으켜 모기의 후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실험 자원자들이 씻기 전과 각각의 비누로 씻고나서 한 시간 뒤 체취를 수집해 짝짓기를 끝낸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 암컷에 노출하고 유인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달콤한 과일이나 꽃향기를 내는 성분을 가진 비누로 씻을 경우는 씻지 않았을 때와 비슷한 정도로 모기들이 덤벼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위스키향이나 코코넛향을 내는 비누를 사용하면 모기들이 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노제 박사는 "사람마다 다른 고유한 체취가 세정 성분과 만났을 때 어떤 작용을 하는가에 따라 씻은 뒤에 오히려 더 모기에 잘 물릴 수 있다"며 "더 많은 종류의 비누와 실험 대상자 규모를 늘려 추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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