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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로스쿨’ 보다 '의대' 보내고 싶어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11 10:22

수정 2023.05.11 10:22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에 따르면 향후 자녀를 의대에 보내고 싶어하는 응답자가 로스쿨에 보내고 싶어하는 응답자보다 많았다. 엠브레인 제공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에 따르면 향후 자녀를 의대에 보내고 싶어하는 응답자가 로스쿨에 보내고 싶어하는 응답자보다 많았다. 엠브레인 제공

[파이낸셜뉴스] 부모라면 아이가 미래에 사회적인 부와 명예가 보장되는 전문직을 갖길 바라는 마음을 한번쯤을 가질 것이다. 대표적으로 의사와 변호사가 거론되는데, 최근 향후 자녀의 진로 희망순위에서 의사가 변호사를 뛰어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전국 만 19~59세 급여 소득자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문직(의사, 변호사)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의사와 변호사에 대한 사회적 지위가 높게 평가되면서 향후 자녀를 관련 대학에 진학시키고 싶어하는 바람 또한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63.5%)은 향후 자녀를 의대에 진학시킬 의향이 있다고 밝혔는데, 주로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고(70.4%, 중복응답), 돈을 많이 벌 수 있으며(52.0%),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직업(46.9%)이라는 점을 의대에 보내고 싶은 이유로 언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향후 자녀를 로스쿨에 보내고 싶다는 응답 역시 54.0%로, 앞서 의대 진학 희망 이유와 마찬가지로 직업 안정성(60.9%, 중복응답), 사회적 명예(52.8%) 등을 가치 있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았다.
부모 입장에선 의사와 변호사란 직업이 안정적이면서도 고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직업 중 하나이다 보니 해당 전문직을 내 자녀의 미래로 권유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크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또한 설문 참가자들은 의사와 변호사의 경우 꾸준한 노력과 공부가 필요한 직종이지만 그에 상응하는 높은 수준의 연봉과 사회적 존경을 받는 직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인식은 향후 자녀의 진로를 계획하는 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7명(70.4%)은 ‘의사’를 한국사회에서 존경받는 직업으로 여기고 있었으며, ‘변호사’(53.6%, 동의율) 역시 타인의 존경과 인정을 받는 직업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했다.

인식 조사 결과 이 같은 직업은 끊임없는 학습이 필요하고(의사 93.7%, 변호사 91.5%, 동의율), 워라밸을 지키기(의사 18.6%, 변호사 21.5%)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만큼 또 높은 수준의 연봉이 보장되기에(의사 84.5%, 변호사 69.0%) 그 어떤 직종보다 노력만큼의 대우를 받는 직업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아무래도 의과대학, 로스쿨 등을 통해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을 받은 만큼 나름의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고 그에 따른 고소득이 보장되어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저연령층을 중심으로 의사와 변호사에 대한 존경의 태도가 두드러지는 특징을 보였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낮고, 직업군에 대한 욕구가 높은 2030세대에서 높은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안정을 갖춘 이들 직업군에 대한 존경심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었다.

다만, 의사와 변호사 접견 시의 경험을 토대로 이들 직업군의 호감도를 살펴본 결과 주로 환자나 고객과 대면할 때의 태도와 전문성에 의해 이들 직업군의 선호도가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의 경우, 전반적으로 자신의 증상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주고(96.4%, 동의율), 건강 상태를 세심하게 챙겨주는(95.6%) 의사를 선호하는 편이었으며, 증상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97.5%),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는(97.4%) 의사에 좀 더 많은 호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 과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할 경우 불안감을 느끼거나 증상에 대해 파악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환자와 소통하는 능력이나 친절한 태도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유명 대학을 나온 의사가 진료를 잘 본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전체 응답자 10명 중 3명(30.1%)에 불과했다. TV에 자주 나오는 권위 있는 의사가 좋다는 응답도 11.1%로, 의사 개인의 권위나 유명도는 선호도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변호사 역시 자신의 상황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주고(96.1%, 동의율), 법률서비스를 이용할 때 좀 더 관심을 가져주는(94.7%) 변호사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의뢰인이 처한 상황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97.2%, 동의율), 구체적이며(96.8%), 자세하게(94.3%) 설명해 주기를 바라는 경향 역시 뚜렷했다.

법률문제를 겪고 있는 의뢰인들은 대부분 복잡한 상황에 처해있거나, 어려운 용어와 내용을 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법률문제나 절차에 대해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변호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에 반해 설명이 부족하고, 단호하게 판단을 내리는 변호사에 대한 호감도는 낮은 편이었으며(35.8%, 동의율), 학벌이 좋거나(22.7%), 권위 있는(16.2%) 변호사를 원하는 응답자도 극히 드물었다.
대체로 변호사의 개인적 요소보다 전문성과 친절한 태도를 선호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는 결과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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