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품 수출로 가장해 밀반입
SNS로 광고·던지기 판매
17억원 상당 8만명분 마약 압수
서울용산경찰서(임현규 서장)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조직 총책 A씨(48)와 유통·판매책 등 14명을 검거하고 이들 가운데 8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필리핀에서 성인용품 수출을 가장해 마약류를 대량으로 국내 반입한 뒤 구글·트위터 등을 통해 거래한 혐의를 받는다. 유통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매수자와 거래를 약속한 뒤 가상자산이나 무통장 입금으로 대금을 지급받고 '던지기 수법'으로 이뤄졌다. 던지기 수법은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긴 후, 구매자에게 그 장소를 알려주고 스스로 찾아가도록 하는 마약 판매 방식이다.
그 과정에서 국내 유통·판매책을 모집하기 위해 SNS에 '고액 아르바이트'라고 광고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7만9000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17억8000만원 상당의 마약류와 현금 1400만원을 범죄수익금으로 압수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A씨를 인터폴 수배한 뒤 수배 1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18일에 서울경찰청 인터폴팀과 용산경찰서의 공조수사로 필리핀 은신처에서 검거했다. A씨는 지난 4일 경찰청과 필리핀 당국과의 국제공조를 통해 송환돼 이날 구속송치됐다.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용산경찰서 건물에서 나온 A씨는 '자금관리책에 범죄수익금 얼마나 보냈는지', '대량 유통할 정도로 밀반입이 쉬웠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호송차에 올라탔다.
또 경찰은 이들로부터 필로폰 등 마약을 매수하고 투약한 58명을 검거해 불구속 입건하고 상습투약자 1명은 구속했다. 20~30대가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마약을 처음 접한 사람도 27명으로 전체의 47%에 달했다.
현재 경찰은 필리핀에 체류하며 마약류 국내 밀반입과 유통·판매, 수익금을 챙긴 총책 P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인터폴 수배 조치해 강제 송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의 추적을 피해 해외에서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해 유통한 중요 범죄자를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고 구속한 사례"라며 "국민의 일상을 파괴하는 마약류 유통범죄자들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끝까지 추적해 엄단하겠다"고 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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