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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정신 이제 우리가 잇는다" 5·18 앞두고 미래세대 추모 열기 고조

뉴스1

입력 2023.05.13 12:00

수정 2023.05.13 12:00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을 닷새 앞둔 13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참배객들이 오월영령을 추모하고 있다. 2023.5.13/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을 닷새 앞둔 13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참배객들이 오월영령을 추모하고 있다. 2023.5.13/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을 닷새 앞둔 13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참배객들이 오월영령을 추모하고 있다. 2023.5.13/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을 닷새 앞둔 13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참배객들이 오월영령을 추모하고 있다. 2023.5.13/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을 맞아 13일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에는 주말을 맞아 아침부터 참배객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 공무원노조 500여명이 합동참배하고 있다. 2023.5.13 /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을 맞아 13일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에는 주말을 맞아 아침부터 참배객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 공무원노조 500여명이 합동참배하고 있다. 2023.5.13 /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오월정신은 '43년 전' 과거 얘기가 아닌 현재 진행형이고, 미래지향적이에요. 이제 우리세대가 그 정신 이어가야죠."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주간을 앞두고 오월정신을 계승하려는 미래세대의 역사의식과 관심이 깊어지고 있다.

13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는 이른 아침부터 많은 참배객이 모였다.
이중 가장 눈에 띈 것은 10대 참배객들이다.

한 손에 민주묘지 안내책자를 들고 다른 한 쪽엔 직접 만든 요약 자료집을 꼭 쥔 청소년 참배객들은 각자 5·18에 대해서 공부했던 내용을 재차 확인하며 배움의 의지를 다졌다.

민주의 문을 지나자 왁자지껄 떠들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누구보다 엄숙한 표정으로 헌화와 분향하며 43년 전 그날을 떠올렸다.

광양에서 온 자매 참배객 양승희양(13·광양제철중 1학년)과 재희양(11·광양중마초 5학년)은 가장 먼저 고향 선배 열사의 묘를 찾았다.

2묘역 2-13번에 안장된 고(故) 황호걸 열사가 그 주인공이다. 황 열사는 당시 방송통신고 3학년으로 부족한 관을 구하기 위해 버스에 올라 화순으로 이동하다가 매복한 군인들에 의해 숨졌다.

양승희양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사회책으로 5·18민주화운동을 처음 배웠다. 실제 현장에 와보니 공부한 것이 많이 기억난다"며 "제가 만일 43년 전 사람이라면 저는 두려움과 무서움에 황호걸 열사처럼 시위대에 참여하거나, 봉사하지 못했을 것 같다. 그래서 존경심이 든다"고 말했다.

동생 재희양은 "마냥 소풍온 것처럼 신나기만 했는데 각자의 사연을 알고나니 마음이 뭉클하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도 힘차고 좋다. 외워서 부를 수 있도록 돌아가서도 5·18 공부를 성실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엄마 손을 꼭 잡고 온 9살 소녀도 미성년 열사들의 희생에 공감하고 아파했다. 전북에서 온 전래이양(9)은 엄마 이지선씨(39)의 안내로 1묘역을 둘러봤다.

이지선씨는 "젊은 나이에 민주화운동에 참여해 희생 당하고 학업을 마치지 못한 열사들에 대해서 설명해줬다"며 "죽음으로 인해 졸업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명예 졸업증'을 줘서 졸업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들의 희생이 학업 만큼이나 값진 것이다고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모인 '전국대학생 광주순례 준비위원회' 학생 500여명도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준비위원회는 전국 대학생 역사동아리 연합과 겨레 하나, 진보대학생 연합 등으로 구성됐다. 500여명 중 경상남도에서 온 학생들만 67명이나 된다.

이설씨(23·여·경남대 식품영양학과)는 "이번 연도는 유독 오월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깊어졌던 해"라며 "전두환 손자의 사죄가 있었고, 일부 오월단체의 특전사회와의 화해 행사가 있었다. 연초에는 역사 교과서에서 5·18민주화운동이 삭제될 것이라는 논란도 있어 대학생들이 하나하나 공감하고 분노했었다"고 전했다.

또 "올 한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년 광주를 잊지 않기 위해 이곳을 찾겠다"며 "경남으로 돌아가면 아직 5·18을 잘 모르거나 관심없는 친구들도 있을텐데 학우들을 위해 오월정신을 알릴 방법을 고안 중이다. 사진전이나 작품 전시, 연극, 풍물패 등 우리 만의 방법으로 오월정신을 계승하겠다"고 약속했다.

역사기행을 온 전주대·전주비전대 동아리 '역사랑' 학생들 7명은 이른 아침 이미 참배를 마치고, 다음 행선지인 금남로로 이동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학생 대표 백송이씨(23·여·전주대 역사문화콘텐츠학과)는 "지난 2021년부터 매년 5·18주간마다 민주묘지를 찾는다. 올 때마다 정숙해지는 느낌이고, 열사들에 대한 감사함과 기억의지가 강해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를 가장 존경한다. 그의 역사의식과 용기를 배우고 싶다"며 "이제 오월정신은 '43년 전' 과거 얘기가 아닌 현재진행형이고, 미래지향적이다. 미래세대인 우리가 그 정신을 계속 이어나가고 계승시키겠다"고 다짐했다.

10대 참배객 외에도 타지역 시도민, 공무원, 시민사회단체, 정치권 등 참배가 계속되며 참배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다.

추모 열기는 주말 내내 이어지다 5·18기념주간 절정에 다다르고, 오월 내내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만 해도 전교조, 금속노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6월항쟁 행사위원회, 5·18기념재단이 이미 방문하거나 참배를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과 김영호 의원, 박상현 의원, 강성희 진보당 의원도 참배했다.

5·18기념식 전날인 오는 17일에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광주에 방문할 예정이며 같은 날 문재인 전 대통령 측도 참배할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기념식 당일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들이 대거 출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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