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아내와 두 아들을 무참히 살해한 40대 가장에게 법원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안산지원은 전날(12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30년 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 범죄는 반인륜적 범죄로서 피고인은 배우자와 친자식을 수십차례로 망치와 칼로 살해하는 등 통상적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의 잔혹성을 보인다"며 "범행 과정에서도 조금의 주저함도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아내와 첫째 아들에 대한 살인은 계획범죄로 인정했지만 둘째 아들은 사전 계획 하에 살해했다는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봤다.
또 범행에 사용된 둔기 역시 계획 범행을 위해 사전에 구매했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살해를 목적으로 둔기를 구매했다는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재판부는 A씨의 정신적인 문제를 양형에 고려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기억상실과 다면인격 등을 주장하고 있지만 정신감정 당시 다면인격은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결과가 나와있고, 정신병리적 특성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결론이 도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학적으로 명백히 드러나 있지 않더라도 피고인에게 어느 정도 정신적인 문제가 있고 그것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25일 오후 8시께 경기 광명시 소하동 소재 본인의 아파트에서 부인 B씨와 아들 C군, D군을 둔기로 수십여차례 내려치고 흉기로 목 부위 등을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가족을 화풀이 대상으로 삼았고 철저히 계획된 범행으로 끔찍하게 살해했다"며 "과연 자신의 범행을 진심으로 반성하는 지, 죄의식을 느끼는 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또 "흉기 범행 시에는 횟수를 세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잔혹했으며, 그 과정에서 '아디오스 잘가'라고 말하는 등 마치 살인을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며 사형 선고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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