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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의 '보조금 선물'… 삼성전자, 日에 반도체 거점 신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14 18:43

수정 2023.05.14 18:43

한일정상회담 공급망 협력 결실
닛케이 "요코하마에 조립 라인"
3천억 투자… 2025년 가동할듯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기자】 삼성전자가 일본에 첨단 반도체 디바이스 시제품 라인을 만든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삼성전자가 일본 요코하마시에 입체구조의 반도체 디바이스 조립·시제품 라인을 정비할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투자 규모는 300억엔(약 3000억원) 이상이라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내에 거점 신설을 위한 정비를 시작,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가 첨단 반도체 거점을 신설하면 일본이 강점을 가진 소재 및 제조장치 업체와 공동연구를 통해 첨단 반도체 생산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재료 개발·검증 등에서도 일본 공급업체와 협력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7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와 일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의 공조를 강화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라인 건설을 위한 보조금을 일본 정부에 신청해 허가받으면 100억엔(약 1000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의 지난해 반도체 매출액은 655억달러(88조원)로 대만 TSMC(758억달러)에 이어 2위다.
일본 정부는 과거 세계 최고였던 반도체 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자국 내 공장 건설에 국내외 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TSMC는 일본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다. 지난해 4월 착공해 2024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TSMC에 공장 건설비용의 절반인 4760억엔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일본 주요 대기업들이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위해 지난해 공동설립한 기업인 라피더스는 홋카이도 지토세에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에 3300억엔을 지원한다.
라피더스는 세계에서 아직 생산기술이 확립되지 않은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의 반도체를 2025년에 시험생산하고 2027년부터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3월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이후 한일 관계가 급속히 개선되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인 삼성이 개발거점을 신설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양국은 안보상 연계 강화에 더해 반도체에서도 양측의 강점을 가져가는 형태로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관계가 강화된다"고 밝혔다.

k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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