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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한일 반도체협력, 우주.AI.바이오로 확장되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14 19:36

수정 2023.05.14 21:56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일본의 셔틀외교가 복원되면서 양국 기업 간 실질적 투자협력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일본 요코하마시에 첨단 반도체 디바이스 시제품 라인을 만들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라인 건설을 위한 보조금을 일본 정부에 신청하면 허가절차를 거쳐 약 1000억원의 보조금을 받을 길도 열렸다. 이번 딜이 최종 확정된다면 양국 간 경제교류에 여러모로 큰 의미를 가질 것이다. 우선 양국 간 외교현안 탓에 수년간 꽉 막혔던 경제교류에 물꼬가 트였다는 점에서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
특히 첫 협력분야가 반도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삼성은 일본에 입체구조의 반도체 디바이스 조립·시제품 라인 거점을 신설할 전망이다. 이는 일본이 강점을 가진 소재 및 제조장치 업체와 첨단 반도체 생산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체계를 가동한다는 의미가 있다.

일본도 한국과의 협력으로 얻을 게 많다. 일본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면에서 세계적 수준을 자랑한다. 자국 제품과 기술을 팔 수 있는 시장이 넓어지는 것이다. 더구나 한때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절반을 차지했던 일본은 한국과의 협력을 계기로 반도체 산업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한일 간 과거사 문제로 꽉 막혔던 협력이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속도를 낸다면 양국 간 시너지도 극대화할 수 있다.

삼성의 일본 투자는 양국 간 협력의 첫걸음에 불과하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2년 만에 '셔틀외교'를 재개하면서 약속한 경제교류 분야는 더 많다. 1차적으로 미국과 한국, 일본, 대만이 중국에 맞서 첨단 반도체동맹을 굳건히 한다는 플랜이 이번 투자로 구체화됐다.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와 첨단기술에 투입될 핵심광물에 대한 협력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한발 더 나아가 양국 간 기대되는 협력분야는 우주와 양자, 인공지능(AI), 디지털 바이오, 미래소재가 꼽힌다.


경제교류는 양측의 이익이 확실하다면 외교적 갈등과 별개로 활성화하는 게 상식이다. 외교적 갈등에 사로잡혀 잃어버린 양국의 경제적 이익을 만회할 때다.
국내 여론을 어렵게 다독이며 양국 정상이 약속한 첨단기술 협력 분야들이 실질적인 성과로 구체화되길 바란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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