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은 싱가포르 당국 고위 관계자 말을 빌려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앞서 싱가포르는 지난해 8월 영국 식민지 시절 도입된 동성애 차별을 폐지한 바 있다. 이후 보수 단체와 종교 단체를 중심으로 동성애 및 성소수자 지지 여론을 반대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허용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면서 당국이 캔슬 컬처 금지법을 받아들였다.
이에 진보 진영에서는 "싱가포르에서 캔슬 컬처 금지법이 또 다른 사회 억압 도구가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싱가포르의 K 샨무간 법무장관은 CNN에 "자신의 견해 때문에 공격받을까 봐 두려워 합리적인 공개 담론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라며 이러한 사람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당 법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했다.
샨무간 장관은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도 "(동성애 찬반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든 간에)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캔슬 컬처 금지법을 강행할 뜻을 비쳤다.
그러나 이 법안을 입법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취소'의 범위에 대한 정의가 아직까지 모호하기 때문이다.
유진 탄 싱가포르매니지먼트대 법대 교수는 "캔슬 컬처의 규정에 관해 아직 합의된 정의가 없다"라며 피해자가 어떻게 입증해야 할지도 불분명하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이 법을 반대파를 탄압하는 도구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015년 리셴룽(李顯龍) 총리의 연금 정책을 비판해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경험이 있는 시민 활동가 로이 응게란은 CNN에 "국립병원 내 직장을 잃었다"라며 "정부가 SNS에서 (비판) 담론이 얼마나 빨리 확산되는지 캔슬 컬처의 영향력을 보고 이 같은 입법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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