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이 지난 3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년 동안 경험한 직장 내 괴롭힘 유형을 설문 조사한 결과 14.4%가 폭행·폭언 피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조사 결과 모욕과 명예훼손(18.9%), 부당지시(16.9%), 업무 외 강요(11.9%), 따돌림이나 차별(11.1%)을 경험한 직장인도 적지 않았으며, 특히 폭행·폭언 경험은 지난 2021년 6월 14.2%에서 지난해 3월 7.3%로 줄었다가 다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직장갑질119가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이메일로 접수한 직장 내 괴롭힘 제보 372건 중 폭행·폭언이 159건으로 42.7%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에서 폭언과 욕설에 시달리고 있는 한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제보자 A씨의 사례를 전했다. A씨는 "일을 배우기가 힘들다고 했더니 과장이 '야! XX 니네 XX 지금 물량도 없고 바쁘지도 않은데 뭘 힘들다고 하냐'라고 했습니다. 그날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냐는 생각에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라며 직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을 공개했다. 해당 단체 대화방에는 관리자들이 '욕 처먹고 싶으면 저한테 오세요. 얼마든지 해줄 테니'라는 메시지를 올리고, 제품 불량을 검사하면서 고함을 지르며 '야', 입을 '아가리'라고 부르는 등 욕설을 일삼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관리자에게 '뚱뚱한 여자는 매력이 없다'는 성희롱 피해를 입은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9년부터 사용자나 근로자가 지위나 관계상 우위를 이용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직장 내에서 폭언과 욕설을 행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직장갑질119 측은 "고용노동부는 지금 당장 특별근로감독을 벌여 불법을 바로잡아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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