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1일 코로나 종식 공식선언
'부득이' 재택근무하던 기업들...오피스 복귀 선언
"당장 출근 부당하다" 내심 반발...복지 일부로 여기기도
"재택 정착 어려워"...패러다임 전환 선행돼야
'부득이' 재택근무하던 기업들...오피스 복귀 선언
"당장 출근 부당하다" 내심 반발...복지 일부로 여기기도
"재택 정착 어려워"...패러다임 전환 선행돼야
[파이낸셜뉴스] 지난 11일 정부의 공식적인 코로나19 엔데믹 선언으로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생활로 돌아가고 있다. 마스크 해제, 자유로운 해외여행, 확진자 격리 해제 등 숨통을 트이게 하는 조치가 있다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직장인들이 내심 긍정적 영향으로 여기던 재택근무도 함께 종식되는 분위기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회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 발생 이후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은 발 빠르게 재택근무 체제로 돌입했다. 첫해부터 88.4%에 이르는 기업이 재택근무를 도입했고 2021년에는 90%를 넘겼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방역 완화와 더불어 실질적인 엔데믹으로 분위기가 기울자 재택근무 비율은 빠르게 하락했다. 1년 새 18.8%p가 급감하며 많은 기업들이 '오피스 퍼스트' 체제로 돌아오는 모양새다.
이같은 체제 변환에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에서 미디어업에 종사하는 이씨(35)는 "지난 금요일에 전 직원이 월요일부터 출근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재택근무를 시작할 때는 10%, 20% 식으로 비율을 조정했는데 출근은 한 번에 100%를 요구하니 바로 받아들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에너지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신씨(32)도 "재택근무 시작할 때만 해도 굉장히 선진적인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처럼 말했다"며, "코로나가 막상 끝나니까 이제 와서 출근이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것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며 재택근무는 새로운 업무방식으로 자리잡을 것처럼 보였다. 사무실에서 구태로 지적받던 장시간의 회의나 보고를 없애고, 출퇴근에 들이는 비용 대신 업무 효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하지만 정보기술(IT) 기업마저 사무실 출근 체제로 복귀하며, 결국 "재택근무의 비효율성이 입증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게임 개발을 위해 협업이 필수적이라는 이유로 사무실 복귀를 공지했다. 글로벌 IT기업인 애플도 주 3일 출근 체제에서 출근 일수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업 입장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재택근무 여부'는 어느새 '좋은 직장'을 가늠하는 지표 수준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에서 4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회사가 재택근무를 축소하거나 폐지할 경우 ‘이직을 고려한다’는 답변이 70.3%를 차지할 정도다. 같은 설문에서 "향후 취업 또는 이직 시 회사 '재택근무 제도 여부'가 입사 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는 질문에도 '매우 클 것(16.4%)'과 '대체로 클 것(41.6%)'의 응답이 과반을 차지했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재택근무가 기업 성과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지 학문적인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섣불리 재택근무 필요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재택근무로 줄일 수 있는 비용은 분명 한계가 있다. 사무실 출근을 결정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재택근무 효과가 있는 기업들은 현재의 재택근무를 유지하는 방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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