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전기요금 kWh당 8원 인상
이미 지난해 10월·1월 요금 올라
"지난달에도 평년 여름의 87% 냈는데"
"부담 크지만 에어컨 안 틀 수도 없어"
폭염을 앞두고 전기요금이 또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인상된 이후 10월과 올해 1월, 이달 등 세차례 올랐기 때문이다. 세차례 인상분은 킬로와트시(㎾h)당 30원에 이른다. 자영업자들 입장에서는 지난해 10월 이후 세번 오른 인상분이 올여름 한꺼번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16일 정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전기 요금은 ㎾h 당 8원, 도스가스요금은 MJ당 1.04원 오른다.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나란히 현재 요금 수준에 비해 5.3% 인상된 것이다. 자영업자들은 요금인상 소식을 위기 신호로 여긴다. 올 여름 폭염이 예고되는데다 가스요금까지 함께 올라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나모씨(42)는 현재도 종종 에어컨을 켜고 있어 요금 부담을 걱정하고 있다.
나씨는 "실내 온도를 23~24도 정도로 유지해야 고객들이 쾌적하게 느끼기에 끌 수 없다"며 "올해는 체감상 여름이 더 빨리 찾아와 큰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장이 16평(52.89㎡) 정도인데 지난해 8월에는 전기요금이 40만원 나온 것 같다"며 "이후 요금이 올라 에어컨을 많이 쓰지 않는 지난달에도 35만원쯤 냈다. 여름에는 에어컨만 트는 게 아니라 제빙기도 많이 쓰니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강서구에서 대형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53)는 특히 매장이 커서 "매장이 커서 여름이나 겨울이 아니더라도 전기요금이 70만~80만원가량 나온다. 지난해 여름에는 전기 요금이 100만원 정도 나왔다"며 "요금이 더 오르면 부담이 크지만 에어컨을 안 틀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요금 인하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선 일부 자영업자가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자료를 제시하면서 '전기·가스 요금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락이 국내 에너지 가격으로 곧바로 이어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원유나 천연가스가 낮아지는 것과 상관없이 이미 적자가 쌓여 있다. 한전의 적자가 연간 30조에 달한다"며 "무조건 요금을 동결하기보다 연료비 연동제를 통해 가격 기능이 회복돼야 한다"고 전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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