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달 들어 보험사들의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 자본성 증권의 콜옵션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신규 발행으로 조달 비용이 더 높아지더라도, 채권시장에서의 평판 관리를 택한 결과다.
보험사, 자본성 증권 콜옵션 행사로 신뢰 회복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GB생명보험은 지난 15일 후순위채 500억원어치를 조기상환했다. 지난 2018년 5월 14일 발행한 후순위채의 콜옵션 행사 기일이 도래하자 적극적으로 조기상환에 나선 것이다.
DB생명보험 역시 13일 3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에 나섰다. DB생명은 지난해 11월 콜옵션 행사일을 한차례 연기하면서 채권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키운 바 있다.
흥국생명이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채권 시장에 충격을 준 후라 시장의 불안감은 더했다.
그러나 DB생명보험이 콜옵션에 적극 응하면서 채권 시장은 안도했다. 한화생명도 지난달 23일 첫번째 콜옵션 도래일에 맞춰 조기상환을 실시했다. 시장에서는 이들 보험사가 경제적 실익보다 평판을 더 우선시했다는 평가다.
가령 한화생명이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을 하지 않았다면 신규 발행 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현 수준의 자본 여력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한화생명은 투자자 신뢰에 방점을 두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흥국생명 콜옵션 행사 이슈, 올해 3월 크레딧 스위스 그룹의 AT 1 채권 전액 상각 이슈 등으로 자본성 증권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바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보험사들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의 잇단 행사는 국내 금융기관이 발행한 달러화 자본성 증권에 대한 우려를 다소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콜옵션이 도래하는 보험사 달러화 신종자본증권도 조기상환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내 금융기관이 발행한 자본성증권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이달 21일 콜옵션이 도래하는 2억 달러 규모의 KDB생명 신종자본증권도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 KDB생명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가격은 지난 4월 들어 빠르게 상승하며 상승하며 상환가격에 근접하고 있다.
다만, 사모로 발행된 일부 보험사 신종자본증권은 지급여력비율 관리 목적으로 투자자와 협의를 통해 콜옵션 행사를 지연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 지속될 것"
금투업계에선 보험사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도래와 후순위채권 자본 인정 한도 차감을 감안하면 신종자본증권은 유용한 조달 수단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보험사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는 1조3500억원으로 2021년 대비 2.6배 늘었다.
올해 1·4분기 중에도 7400억원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이미 지난해 발행의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과거 평균 발행치의 약 2배 수준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3·4분기에는 올해 보험사 신종자본증권 규모 콜옵션 도래분 전체의 약 88%가 쏠려 있다.
업계는 하반기부터는 상각 조건 및 스텝업 조항이 미포함된 조건부 자본증권에 대한 발행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보험사도 금융지주, 은행과 마찬가지고 조건부 자본증권을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보험 부채의 평가 방식을 원가가 아닌 시가로 변경)과 함께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수단을 확대할 수 있게 보험업법 개정이 진행 중이다.
아울러 하위규정 정비 시기를 감안해 보험업법은 7월 1일부터 개정될 예정이다. 보험사는 금융지주 및 은행과 마찬가지로 부실금융기관 지정 등 특정사건 발생 시 상각 또는 보통주로 전환되는 채권발행이 가능해진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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